SK스퀘어가 출범 후 2호 투자처로 디지털기반 농업 혁신기업 '그린랩스'를 선택했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으로 성장이 유력시되는 벤처기업 투자로 투자수익을 확대하는 한편 농업기반 디지털 플랫폼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K스퀘어는 그린랩스에 350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린랩스는 2017년 설립된 국내 최대 애그테크(농업+기술) 기업이다. 그린랩스는 '팜모닝' 앱을 기반으로 농창업, 작물재배 컨설팅, 신선마켓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농민을 대상으로 △창업 희망 시 데이터 기반 온라인 경영 컨설팅 제공 △작물재배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서비스를 통해 생산성 제고 △기존 유통 구조보다 높은 마진율의 판매경로 제공을 지원한다. 매출은 약 1000억원으로 국내 대표 애그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SK스퀘어의 그린랩스 투자는 '벤처 투자'에 가까운 형태다. 비상장 기업인 그린랩스가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는 6000억~7000억원대다. 그린랩스 2022년 매출은 4850억원, 핵심서비스인 팜모닝 가입자는 2020년 1만명, 2021년 45만명, 2022년 100만명으로 예상되면서 유니콘 등극이 확실시된다.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에 한발 앞서 자금을 공급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린랩스 투자는 농업 관련 디지털기술 분야에서 성공스토리를 쓰겠다는 박정호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SK텔레콤도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활용해 스마트농업 시장 문을 두드렸지만 기업서비스(B2B) 영업 마인드로는 한계가 존재했다. 지분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고성장이 예상되는 디지털플랫폼 기반 애그테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글로벌 애그테크 분야 투자 규모는 약 62억달러(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투자를 통해 SK그룹 간 사업 시너지도 강화할 수 있다. 농산물 유통 분야에서 11번가 신선마켓과 협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하고 SK텔레콤 인공지능(AI), 5G 인프라도 적용할 수 있다. 팜모닝 탄소 배출권 거래 기능 등을 활용해 SK그룹 차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병훈 SK스퀘어 MD(Managing Director)는 “농업 디지털화로 사회에 기여하고 재무 성과도 얻을 수 있는 혁신 투자”라며 “유망 벤처, 스타트업 성장을 도와 스퀘어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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