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TV 시장에 진출했다. OLED TV 시장 철수 8년여 만이다. 관심을 모았던 LG디스플레이 패널 도입에 관해서도 완강한 부정에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한종희 부회장 겸 DX부문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전자 CES2022 기자간담회에서 “QD(퀀텀닷)TV(QD-OLED TV) 수량이 원했던 것만큼 나오지 못해 이번에 공개하지 못했다”면서 “수량이 확보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OLED TV 출시를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만 해도 55형 OLED TV를 공개하는 등 시장 주도권을 위해 LG전자와 경쟁했다. 수율 문제 등으로 OLED TV 대신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QLED TV에 집중하며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 진출을 다시 결정한 것은 LCD TV에 집중된 사업구조 리스크 때문이다. LCD TV가 전체 TV 시장에서 약 90%를 차지하지만,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TV 시장은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락세) 국면에 접어들었다. 반면 OLED TV 시장은 지난해 두 배 이상 성장하는 등 영향력이 커졌다.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LCD 패널로 인해 삼성디스플레이마저 사업을 철수하면서 중국에 패널 종속성도 커졌다.
삼성전자는 QD-OLED TV 출시 시점을 못 박지 않았지만 수율 문제가 해결되면 출시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이미 지난해 11월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출하를 시작했고, CES 2022에서는 55·65형 패널까지 공개했다. 연간 100만대 생산 규모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 도입과 관련해서는 가능성을 열어 둔다는 입장이다. 시장 점유율과 생산 단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율이 확보돼야 하는데 삼성디스플레이의 100만대 안팎의 공급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200만대 공급계약 전망까지 나온다. 한 부회장은 “이미 LG디스플레이 LCD 패널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OLED 패널 구매)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QD-OLED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개발에만 13조원 넘게 투자했다. 이 부회장 역점사업인 데다 막대한 투자금액을 쏟은 만큼 단순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판매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초기 수율 문제 해결과 기술 완성도만 갖추면 네오QLED를 넘어 초프리미엄 라인 업 가운데 간판TV로 키울 공산이 높다.
올해 글로벌 OLED TV 시장은 지난해보다 두 배 성장해 800만대 출하가 예상된다. LG전자는 60% 이상 점유하고,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한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