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AR 개발자 유출에 타격…메타, '인재 사냥꾼' 떠올라

메타가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계 '인재 사냥꾼'으로 떠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에서 개발자를 대거 영입, '메타버스'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 핵심 기술자를 확보하기 위한 빅테크 3사 인력 쟁탈전에 불이 붙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MS 증강현실(AR) 사업 부서에서 약 100명이 퇴사, 이 가운데 많은 인력이 메타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MS에 근무했던 직원들은 메타가 MS '홀로렌즈' 개발 경험이 있는 인력 영입을 시도하면서 일부에선 두 배 많은 급여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홀로렌즈는 MS가 2015년 선보인 AR기기다.

MS, AR 개발자 유출에 타격…메타, '인재 사냥꾼' 떠올라

WSJ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구직 사이트 링크드인 프로필에 'MS를 떠났다'고 기록된 홀로렌즈 팀 구성원은 70명 이상이다. 이 가운데 40명 이상이 메타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여름 MS에서 메타로 적을 옮긴 찰리 한 등 리더급 인력 이탈도 눈에 띈다. 한은 MS에서 총 11년 이상 근무한 중진이다. 작년 7월까지 홀로렌즈팀에서 고객 피드백을 담당했다. 홀로렌즈 팀에서 5년 4개월 근무한 조시 밀러는 현재 메타 디스플레이 총괄로 근무 중이다.

MS는 이에 대해 “직원 감소는 많은 팀이 마주한 일반적 문제”라는 입장을 전했다. 메타는 채용방식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메타는 애플에서도 최근 몇 개월 간 100여명에 이르는 엔지니어를 영입했다. 메타버스 관련 하드웨어(HW) 인재 포섭 정책이다. 애플은 핵심 인력을 메타에 넘겨주지 않기 위해 거액 보너스를 지급하고, 최소 몇년간 회사에 머물러야 한다는 단서를 다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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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와 애플, 메타의 인력 쟁탈전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메타버스가 새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각사가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HW·SW에 수십억달러를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AR 헤드셋 '홀로렌즈'를 확보했다. 현재 소비자를 확대하기 위해 더 가볍고, 저렴한 버전을 개발 중이다. 현재 AR 글라스 개발에 돌입한 메타는 개발 인력을 지속 확충하고 있다. WSJ은 업계 전문가를 인용해 AR에서 앞선 MS의 직원들이 매력적 헤드헌팅 대상이 될 것이라고 봤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