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벤처 붐'이 불면서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 금액이 11조5000억원을 넘었다. 역대 최대 규모로 10조원을 넘은 것도 처음이다. 스타트업 모임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이 11조5733억원으로 집계됐다.
통계는 창업투자회사,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외국인 등 투자 주체와 관계없이 수요자인 스타트업이 국내외에서 유치한 투자 내역(10억원 미만의 소규모 투자나 비공개 투자 등은 제외)을 집계한 결과다. 이전 통계가 없어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국내 스타트업 투자 유치 금액이 연간 10조원을 넘은 것은 최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는 연초부터 투자 분위기가 활발했고, 5월부터는 월간 투자 유치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7월에는 야놀자가 2조원대 투자를 유치하면서 월간 투자 규모가 3조원에 달할 정도로 정점을 찍었다. 9월에 잠시 월간 투자 규모가 1조원 밑으로 내려갔지만 11월에 1조원대를 회복한 뒤 12월까지 기세가 이어졌다. 12월에는 총 투자 건수 144건, 투자 규모 1조336억원을 기록했다. 월간 투자 건수는 최다치를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총 투자건수는 30건 증가했고, 금액은 1118억원 줄었다.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가 급증한 것은 정부 창업 지원과 스타트업 육성 등 지원정책이 효과를 거뒀고,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우수 창업자와 인력이 스타트업 업계로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기관은 물론 외국인과 기업, 개인 투자까지 늘어났다. 투자가 늘면서 스타트업 성장도 두드러졌다.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이 역대 최다인 15개로 증가했다. 아기 유니콘과 예비 유니콘 등 성장 단계별 기업들도 꾸준히 늘었다.
투자 확대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모태펀드를 통해 약 1조원을 출자해 2조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추가 조성하면서 민간 벤처투자 유인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계획이다.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올해부터 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이 허용되면서 대기업 지주사의 CVC 설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GS가 지주사 첫 CVC인 'GS벤처스'를 설립했고, SK, LG 등도 CVC 설립을 준비 중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정부 창업 지원·스타트업 육성
우수 창업자·인력 등 대거 유입
중기부, 올해 벤처펀드 추가 조성
지주회사 CVC 허용 효과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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