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신한은행의 4375억원대 지분 맞교환은 통신·금융기업이 손잡고 차세대 디지털금융을 개척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KT의 인공지능(AI)·비대면 사업 기술력과 신한은행의 빅데이터가 결합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협력은 구현모 대표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통신에 기반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디지코' 전략에 따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올해 신년사에서 “제휴·협력이 기업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1위 엔터프라이즈 핀테크 전문기업 웹케시와의 제휴에 이어 현대로보틱스, 현대HCN, 엡실론 등에 1조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했다. 신한과의 지분 교환은 디지코 핵심 전략 사업으로, 금융을 정조준하고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신한은행은 KT와 손잡으면서 미래 금융사업을 위해 독자적으로 추진한 AI기술 고도화와 금융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두 회사의 협력 분야는 △AICC △메타버스얼라이언스 구축 △공인전자문서 공동사업 △NFT 플랫폼 △메타버스 부동산 △미래형 지점, 공동 SI펀드 조성 및 투자 △AI 인재교육 △소상공인 특화 금융 △스타트업 공동 육성 △MZ 특화서비스 및 ESG프로그램 등 23개다. 통신과 금융은 그간 여러 분야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하지만 성공모델은 드물었다. KT와 신한은행은 지분 교환으로 23개 사업 분야에서 강력한 실행 의지와 책임을 확인했다.
KT가 보유한 통신·AI 기술력에 신한은행 빅데이터를 결합하면 시너지가 기대된다. 가령 KT의 플랫폼 입지상권 데이터를 활용하면 새로운 대안신용정보 평가에 활용할 수 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구축도 기대할 수 있다. 메타버스 내에서 공동 경제시스템을 개발하고 포인트 개념을 도입하면 여러 메타버스에서 결제, 회원의 가치 이전 등 전자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메타버스와 오프라인 포인트를 연동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하다.
두 회사의 일부 사업은 공개되지 않았다. 협력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으로 공동투자와 동반 시장 진출까지 시너지를 노릴 전망이다. 시장이 깜짝 놀랄 혁신서비스 모델을 순차적으로 준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는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제도가 시행된 데 이어 통신에서도 마이데이터가 적용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