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이 시작됐다. 율리우스력이 정한 365일의 단위가 새로 시작하는 것에 불과하다지만 늘 새로운 시작은 새로운 소망을 품게 한다.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새해 소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함께 일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답변이 많을 것이다. 이제 막 스타트업을 시작했다면 마음에 맞는 동업자가 간절할 것이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아이디어에 있지도 사업모델이나 자금에 있지도 않다. 바로 사람에 있다. 몇 명 되지 않는 창업 멤버들이 애플을 이기고 삼성을 넘어선다. 하나의 목표를 향한 능력 있는 소수의 과감한 도전과 몰입이 성공의 열쇠다. 그러니 새해 소망으로 동업자를 구하는 것이 그리 이상한 얘기는 아니다.
필자가 로펌을 시작한 지 5년, 스타트업을 시작한 지 4년이 되어 간다. 동업으로 시작했다. 당시 동업을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아 여러 창업 선배들을 찾아가 물었다. 동업은 쉽게 깨진다는데 동업을 꼭 해야 할지. 그런데 혼자 시작하자니 막막했다. 의미 있는 규모의 출발을 하려면 동업이 불가피해 보였다. 그때 여러 선배가 조언한 것은 동업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깨질 공산이 크지만 잘 헤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아쉽게도 필자 역시 동업자 중 일부와 헤어지는 아픈 경험을 했다. 그리고 많은 스타트업을 옆에서 도우며 동업자들 사이의 분쟁을 많이 보았다. 깨지는 이유는 다양했다. 일을 처리하는 능력에 차이가 있어서, 성격이 안 맞아서, 스타트업을 하는 간절함이 서로 달라서, 사업 모델에 대한 의견 차이로. 그럼에도 동업을 해야 할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그 대신 두 가지는 잘 지켜야 한다. 첫째는 최대한 신중히 하라는 것, 둘째는 헤어질 준비를 미리 해 두자는 것이다.
동업자를 구하는 데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절대 서두를 일이 아니다. 나에게 부족한 역할이나 기능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어떤 동업자가 필요할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동업자의 스펙이 정해졌다면 이제 주위를 둘러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발품을 팔아야 하고, 여기저기 알려야 한다. 평판 조회는 필수다. 그리고 어떻게 지분이나 역할을 나눌지 미리 잘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결정은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운이 좋아 동업자를 만났다면 이제 헤어질 준비를 해야 한다. 동업계약서라는 수단을 통해 역할과 지분을 나누고, 함께할 기간을 정하고, 헤어질 만한 사유를 찾고, 각각의 경우 어떻게 헤어질지를 정해 둬야 한다. 동업이 깨질 때 감정적인 상처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면 모두가 실패다. 쿨하게 서로의 미래를 축복해 주기 위해서는 헤어지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 함께 인생을 걸고 가는 사이에 무슨 계약이냐는 사람들이 있다. 그때마다 이혼율을 찾아보라고 한다. 사랑해도 헤어지는데 하물며 동업이랴.
오래 함께할 동업자를 만나는 것, 특히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동업자를 만나는 것은 큰 복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동업자와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아야 하고, 기꺼이 과실을 함께 나누겠다는 마음이어야 한다. 늘 열린 마음으로 들어야 하고, 단점을 보기보다 장점을 찾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시간을 함께하고,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올해 인생을 함께 걸 멋진 동업자를 만나기를 기원한다!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 whc@dlight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