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꽃샘 추경' 결국 국민의 빚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 심사가 국회에서 시작됐다. 이번 추경은 코로나19로 생계를 위협받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을 지원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재정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추경 편성 규모는 151조3000억원에 이른다. 노무현 정부가 5회에 걸쳐 17조1000억원, 이명박 정부가 33조원, 박근혜 정부가 39조9000억원 등을 책정한 것을 고려하면 이전 3개 정부의 총 추경액 90조원보다 60조원 이상 많다.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간 정부가 편성한 추경 규모만 130조원에 달한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초기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여건 개선, 일자리 기반 서민생활 안정, 지역 일자리 창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지원 등 명목으로 11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이듬해인 2018년 5월에는 청년 일자리 지원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1년 후인 2019년 8월에는 5조8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초유의 '미세먼지 추경'까지 편성했다.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는 재정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보다 앞서 9차례 추경을 단행하면서 총 225조7000억원 적자 국채를 발행했다. 이번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적자국채 발행이 유력시된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넘어선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 연말 50%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국가부채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여러 문제를 낳는다.

누가 차기 정부 대통령으로 선출되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야는 자영업자 지원을 명분으로 각당 대선후보가 요구하는 35조~50조원대 추경을 얘기하지만 결국 그 짐은 차기 정부와 국민이 짊어져야 한다. 국회는 추경 처리에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