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지지부진한 대체불가토큰(NFT) 게임 논의가 올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현재는 NFT게임 국내 유통 여부를 두고 사행성 위험이 있다는 의견과 산업 발전을 위해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성장하는 시장에 적극 대응할 수 없어 경쟁에 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게임법 상 사행성 기준 재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에서는 환금성이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의견이 갈리며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반복 중이다.
하지만 올해는 견해 차이만 확인하던 논의에 진전 신호가 감지된다. 우선 국회에서 평소게임에 관심을 보였던 의원실을 중심으로 연구용역과 관련 토론회를 계획 중이다. 작년 5월 김정수 명지대 교수와 슈퍼트리의 국내 1호 NFT 게임 논문을 시작으로 관련 연구도 간헐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한 논의 토대 확장이 기대된다.
지난달 국회의원 연구단체 '국회 문화콘텐츠포럼'은 돈버는게임(P2E) 게임을 두고 성장 가능성과 위험성을 알아보는 자리를 처음으로 마련했다. 관련 사항을 지속 주시한다. 다만 국회가 선거 국면에 돌입한지라 본격적인 논의는 선거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관계자는 “게임산업은 2030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이자 삶의 일부”며 “2030세대 관심사에 국회가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주자들도 NFT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담은 공약을 내놓았다. 공약을 실제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논의 과정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는 NFT 게임을 포함한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혁파 필요성을 강조했다.
3월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스카이피플 행정재판이 재개된다. 작년 11월 공판 이후 4개월 만이다. NFT게임 등급 취소 결정을 받은 스카이피플은 우연성이 없고 거래가 이뤄진다고 해도 게임아이템으로 활용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면서 법정 공방을 펼치고 있다.
재판부는 NFT 게임 자동사냥 모드로 획득하는 재화에 대한 게임산업법상 경품 해당 유무를 검증할 예정이다. 다소 긴 텀을 두고 업계는 재판부의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한다. 대한민국 1호 사건이자 1호 판례가 되는 사건이라 쉽게 판단하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다. 이 재판에는 금융위원회도 참여해 의견서를 제출했다. 자국 기업을 언제까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처하게 놔둘 수 없는지라 올해 재판 과정에서 NFT게임에 대한 판단이 상당 부분 정립될 것으로 기대된다.
논의가 이뤄져도 실제 법, 정책에 적용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P2E 게임 유통 근거가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마련돼 있지 않은 탓이다. 재작년 발의된 게임법 전부 개정안도 발의 430여일 만에 공청회를 가질 정도로 우선순위가 높지 않다.
오지영 게임물관리위원회 정책연구소 자문의원은 “현재 전부개정안으론 P2E 게임 유통 근거가 마련되지 않는다”며 “P2E 게임이 재미 추구를 본질로 하고 환전 과정에서 이용자 피해를 최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된다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