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스타트업 투자 유치 금액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제2 벤처 붐' 분위기를 이어 갔다.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월도 호조를 보이면서 투자 열기 지속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은 국내 스타트업이 1월에 유치한 누적 투자 금액이 1조255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통계는 창업투자회사,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외국인 등 투자 주체와 관계없이 수요자인 스타트업이 국내외에서 투자 유치한 내역(10억원 미만 소규모 투자나 비공개 투자는 제외)을 집계한 결과다.
1월 총 투자 유치 금액은 전년 동월의 2807억원 대비 4.5배나 증가한 1조2552억원이었다. 투자 건수는 136건으로 전년 동월 70건 대비 1.9배 늘었다.
기업별로는 데이터 농업 플랫폼 '팜모닝'을 운영하는 그린랩스와 인공지능(AI) 금융 기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각각 1700억원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했고,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도 15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투자 건수가 가장 많았던 분야는 헬스케어로, 17개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했다. AI 수술 플랫폼을 개발하는 휴톱이 170억원,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웰트가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분야별 투자 유치를 보면 금융 분야가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다. 5개사가 총 341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와 두나무가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식품 및 농업 분야도 10개 스타트업이 201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린랩스가 1700억원, 온라인 식자재 기업간거래(B2B) 플랫폼 푸드팡이 110억원, 배양육 바이오기업 다나그린이 80억원을 각각 유치했다.
업계는 올해도 스타트업 투자 분위기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정부 자금이나 그동안 펀드들이 유지되기 때문에 올해도 시장에 투자 자금이 유지될 것”이라면서 “다만 글로벌 긴축 영향이 변수고, 스타트업에 대한 가치도 일부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최근 간담회에서 “올해 벤처투자 시장은 여전히 괜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투자 관련) 제도를 많이 개선했고, 회수시장도 커지면서 양적·질적 보완이 돼서 더 시너지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