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처럼 펄떡펄떡"…인간 줄기세포로 만든 로봇물고기, 스스로 움직인다

열대어 만한 로봇물고기가 외부 자극 없이도 스스로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귀여운 외형을 가진 이 세계 최초의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은 향후 심장 기형을 가진 어린이를 위한 인공심장, 인간 인공 근육 조직을 개발하는데 활용할 전망이다.

하버드 대학과 에모리 대학 공동 연구진이 인간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심장 근육 세포로 ‘지능형 자율 바이오 하이브리드 물고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10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로봇물고기는 인간 줄기세포에서 분화한 심장근육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심장 세포가 기계 자극을 감지하는 성질과 스스로 리듬을 조절하는 심장 박동 조직의 특성을 이용해 로봇물고기가 자율적으로 움직이도록 개발한 것이다.

물고기 양쪽에 부착된 심장 근육은 한쪽이 수축하면 다른 쪽이 이완되며 기계 자극이 발생한다. 로봇물고기는 다른 도움 없이 에너지원(포도당)이 있는 물속을 유유히 헤엄쳤다. 또한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잠시 멈춰도 인간의 심장 박동 조직과 비슷한 조직(G-node)으로 만들어져 스스로 리듬을 조절한다.

연구진은 “인큐베이터에 저장한 로봇물고기를 2~3주간 방치했다”며 “이후 개봉했을 때 로봇물고기는 자율적으로 헤엄치고 있었다”고 말한다. 연구진은 로봇물고기가 최대 100일 이상 생존(작동)했다고 설명한다.

이 연구에는 조지아공대와 에모리대 의대에 적을 둔 박성진 교수와 하버드대학 이길용 사후연구원 등 한국인 연구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하버드대 대학원생 김성준 씨는 제4저자다. 교신저자는 케빈 킷 파커 하버드대 교수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