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토론]'적폐청산' 없이 차별화 부각...'결정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부터)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부터)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대선후보 4자 TV토론에서도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분노하며 대선 정국 폭풍의 핵으로 떠오른 '적폐청산' 관련 언급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후보들은 '경제' '안보' '방역' '노동' 이슈를 리드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각종 의혹과 현안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며 경쟁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11일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종편 4개사, 보도전문채널 2개사가 공동 주관한 TV 토론에서 두 번째로 맞붙었다.

시작과 함께 후보들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부각하며 지지를 호소했다.이 후보는 전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기지사와 성남시장 시절 실력으로 실적을 이뤄냈다며 자신이 행정전문가임을 어필했다. 윤 후보는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 후보라는 점을 부각했다. 문재인 정부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 출신이지만, 제1야당 후보가 된 자신의 경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과학기술 전문가라는 점을 어필했다. '미래를 잘 아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안 후보는 의사 출신으로, 프로그래머, 벤처 기업 CEO, 대학 교수로 활동했다. 심 후보는 '탄소중립' 필요성이 커졌다며 '경제대통령'이 아닌 '녹색복지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진보정당 대표로 환경과 복지 등에서 타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도권 토론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상대방 비리 의혹에 대한 공방과 함께 정의당이 추진하는 일명 '살찐고양이법'과 '차별금지법'이 화두에 올랐다. 살찐 고양이법은 '최고임금 제한법'으로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최고임금을 최저임금의 각각 30배와 10배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 후보는 심 후보를 향해 “현실과 동떨어졌다. 삼성전자 고위급 임원 보수를 제한해 이들이 중국으로 빠져나가면 국가경쟁력 몰락촉진법이 될 수 있다. '시진핑 미소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두고 이 후보를 압박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임기 내 차별금지법을 처리하겠다고 언급했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국회 패스트트랙까지 언급하자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은 제정해야 한다. 그러나 강행처리 방식으로 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한 발 물러섰다.

지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법정 TV 토론에선 나오지 않았던 김혜경씨, 김건희씨 논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심 후보는 이 후보가 법령을 어기고 측근인 배모 사무관을 인사해 11년간 배우자에게 비서실을 만들어줬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배사무관에게) 경계를 넘어 사적으로 도움받았다. 제 불찰이다. 사과드린다”다고 했다. 윤 후보에겐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논란과 관련해 떳떳하게 거래내역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 후보도 윤 후보에게 김씨에 대한 논란으로 공세의 고삐를 올렸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 각각 “해명을 다 하고 계좌 공개를 했다”, “아직까지 문제점이 드러난 적이 없다”고 되받아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부터)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리허설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부터)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리허설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문 대통령이 윤 후보에게 직접적으로 '사과'를 요구하며 이번 토론의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됐던 '적폐청산 수사' 발언에 대해선 4명 후보 모두 말을 아꼈다. 특히 이 후보 입장에선 자칫 이번 대선이 '문재인' 대 '윤석열' 구도로 흘러갈 수 있고, 대통령의 분노가 청와대와 여당 간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신 후보들은 분야별 토론을 리드하며 상대 후보보다 앞서있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어필했다. 심 후보는 주4일 근무, 안 후보는 코로나19 방역정책,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지역균형발전, 외교안보 부문에서 토론을 이끌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