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에쓰화학공업이 전기자동차에 사용하는 고기능 소재 '실리콘' 생산량을 현재 대비 두 배로 끌어올린다. 친환경 산업 흐름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는 전기차 시장을 정조준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신에쓰가 오는 2025년까지 실리콘 생산량을 두 배로 확대하기 위해 800억엔(약 8275억원)을 투입한다고 보도했다.
실리콘은 전기차 배터리 등에 시트 형태로 붙어서 냉각재 역할을 하는 소재다. 배터리는 내부 온도가 높아질수록 성능이 저하돼 전기차 주행거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 제조사는 무거운 공랭·수랭장치를 실리콘으로 대체, 차체 전체 무게를 줄이려는 추세다.
신에쓰는 군마현과 후쿠이현 등에서 가동하고 있는 생산 설비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용 제품 중심으로 실리콘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1.2~2배로 늘리는 게 목표다.
신에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실리콘 시장 규모는 140억달러(약 16조7608억원)다. 5년간 연평균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다우코닝이 약 35% 점유율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 최대 실리콘 제조업체 신에쓰는 15% 수준이다.
닛케이는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로 눈을 돌리면서 새로운 소재에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모터에 사용하는 전자강판, 전류 제어 반도체 기판에 활용하는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시장 규모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내연기관 침체에 따라 엔진 스프링에 필요한 특수 강철 소재나 가스 제거 촉매 등 수요는 지속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닛케이는 한국·중국과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범용 소재와 달리 전기차·반도체용 고기능 소재에서는 일본 기업이 강점인 분야가 많다고 분석했다. 향후 일본 산업 경쟁력을 위해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전환을 기회로 첨단소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