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에너지밀도를 10%가량 높인 원통형(규격 21700) 소형전지 차기 제품을 내놓는다. 현재 4.8~5.0Ah급 주력 제품을 연내 5.3~5.6Ah급으로 상향한다는 전략이다. 테슬라를 포함해 주로 글로벌 전기차 스타트업이 원통형 소형전지 채용을 늘리는 가운데 국산 배터리 시장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원통형 소형전지(21700) 차기 모델을 연내 출시한다. 차기 모델 에너지밀도는 최소 5.3Ah에서 5.6Ah급이 유력하다. 기존의 같은 규격 원통형 전지 안에 17.7~18.5Wh의 전기에너지를 담았다면, 앞으로는 19.6~20.7Wh까지 늘어난다. 배터리 용량 90KWh를 탑재한 전기차에 5000개 원통형 전지를 썼다면, 앞으로는 4000개 초반까지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차량 내 공간 활용도와 차량 중량에 따른 에너지효율도 개선된다.
테슬라가 원통형 전지(4.8~5.0Ah)를 채택하면서 리비안·루시드모터스 등 스타트업과 볼보·재규어 랜드로버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파우치·각형과 함께 원통형 전지 채용을 늘리는 추세다.
원통형 전지시장은 일본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국산 제품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 경쟁에서 유리해질 전망이다.
이들 신형 원통형 전지는 양극재를 하이니켈로 사용하면서 리튬이온의 운동성을 높이기 위해 실리콘계 음극재 기술을 고도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이니켈 신기술인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를 처음 적용했고, 삼성SDI는 NCA 양극재 니켈 함량을 처음으로 90% 이상으로 늘렸다.
원통형 소형전지를 대형화시킨 4680 배터리도 나왔지만 아직 양산기술과 안전성 등 시장 검증이 안 된 상태다. 이 때문에 향후 수년간 '21700' 배터리가 원통형 시장 주류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 소형전지의 에너지밀도를 5.0Ah 중반까지 늘린 제품을 확보해 폼팩터 라인업을 강화한다”며 “4680이 나오더라도 시장 검증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5.0Ah 후반대 버전도 개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5년까지 120GWh 이상 원통형 전지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