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으로 가전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제품 사용경험뿐 아니라 사후 서비스도 '고객경험(CX)'을 높일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제품 구매·사용에 이어 품질관리 역량에 집중하며 가전 생애전주기 지원 경쟁에 돌입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늘어나는 가전제품 수리·관리 수요에 대응해 신규 서비스 출시와 사전 점검 지원, 엔지니어 교육 등을 확대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주력 서비스인 '삼성케어플러스 가전·TV'와 '플러스 점검'을 강화한다. 삼성케어플러스 가전·TV는 삼성전자 가전과 TV를 주기적으로 세척·관리하면서 고장 발생 시 원스톱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다. 지난해 1월 출시 후 매월 17%씩 성장하며 주력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올해 외근 엔지니어 중 가전 세척·케어 수행 인력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수리 엔지니어가 출장 서비스 방문 시 점검 요청 제품 외에 다른 제품을 추가로 무상 점검해주는 '플러스 점검' 서비스 역시 지난해 이용 고객이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이에 삼성전자서비스는 대상 제품을 기존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TV 등 4개에 건조기, 식기세척기,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을 추가해 10개로 늘렸다. 엔지니어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전체 엔지니어 절반가량을 두 개 이상 제품 수리가 가능하도록 교육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소모품 교체·관리 등을 지원하는 '케어십 서비스' 7개 품목에 지난해 말 식물재배기와 공기청정팬까지 포함시켰다. 지난해 시작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세척·관리서비스도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광파오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인 1조로 운영하는 '2인 전담 서비스'의 TV 지원범위도 기존 60형 이상에서 일부 55형 제품까지 넓혔다.

LG전자 시스템에어컨 유지보수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은 그동안 기업간거래(B2B) 영역에만 집중했던 것에서 올해 처음으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대형 빌딩과 사업장 등에서 축적한 유지보수 역량을 아파트 등 가정용 시스템 에어컨 관리에 녹여 고객경험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이엠솔루텍은 지난해 10월 중소형 기업 대상 유지보수 서비스 '닥터휘센 슬림'을 출시, 현재까지 50건 이상 계약을 체결했다.
가전 관리 부문은 과거 제품 고장 수리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선제적 점검·관리로 고객 페인 포인트(불편점)을 발굴·수집하고 신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제품 관리나 수리 수요가 늘어나 제조사 대응에 따라 고객경험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까지 결정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제품 구매부터 사용, 관리·수리, 폐기까지 가전 생애주기 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 사후 서비스 위상도 높아졌다.
삼성과 LG는 올해 어느 때보다 서비스 역량이 중요해 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관리·수리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5월 에어컨을 시작으로 주요 가전의 사용 시즌에 맞춰 사전 점검 유도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고객이나 서비스 수리기사 모두 코로나19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올해 여름철 서비스 응대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에어컨 등 주요 가전을 사용 시즌 전에 사전 점검받아 고장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