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이 모빌리티, 금융 등에 진출하면서 기존 기업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미디어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가 나타나 시장 경쟁구조가 급변했고 유통은 코로나19와 맞물려 온라인 유통 비중이 상승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플랫폼 모빌리티·미디어·자동차·유통·금융 등 5개 산업의 주요 변화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플랫폼 모빌리티 분야는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독보적 1위 사업자로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반 위치 지정, 자동결제 등을 넘어 택시업과 택시가맹업에 직접 뛰어드는 등 저변을 넓혔다. 카카오T는 누적 가입자 수가 3000만명에 도달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TJ파트너스를 통해 택시회사 9개를 인수했다. 택시가맹업에는 카카오T블루 외에 타다라이트, 마카롱택시 등 6개 브랜드 택시가 운영 중이며, 이들이 전체 택시 시장의 14.6%를 차지했다.
공정위는 “플랫폼 모빌리티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생활 서비스로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플랫폼 기업의 독점화 가능성이 큰 만큼 경쟁제한 요소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만능 교통앱 개념의 '통합모빌리티서비스(MaaS)' 체계가 완성되면 플랫폼의 입지는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도 핀테크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빅테크 금융시장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업종 간 경계가 흐려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증권을 직접 설립했고 네이버는 미래에셋과 연계해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특히 지급결제 분야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이다. 지급결제는 데이터를 다른 업종에서의 상품개발·추천에 활용할 수 있어 파급력이 크다. 간편결제 이용 금액은 2020년 4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6% 증가했으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NHN페이코의 비중이 약 65%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은 2017년 영업개시 이후 이용자 및 여·수신 규모가 계속 늘어 중금리대출의 경우 기존 은행의 75%까지 성장했다. 공정위는 “금융당국이 핀테크·빅테크 육성 과정에서 기존 금융사에 비해 과도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규제 차익 이슈가 발생함에 따라 규제 합리화 필요성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 분야에서는 OTT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전통적인 방송사업자를 위협 중이다. 지상파 방송 시청 시간과 광고 매출이 하락하는 가운데 OTT는 기존 방송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포털사업자와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독립플랫폼 사업자 등 다양한 사업자가 진출하기 쉬워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다만 미디어 산업의 기존의 칸막이식 제도가 규제 불균형과 역차별을 발생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통산업은 전통적 유통업체와 빅테크 기업이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기업들은 하나의 앱으로 쇼핑, 음식배달, 모빌리티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슈퍼앱' 전략으로 성장을 모색 중이다.
자동차 시장은 CASE(Connectivity, Autonomous, Shared, Electric)로 대표되는 산업구조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IT기업이 자동차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자동차업체와 IT기업 간 전략적 제휴도 늘었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부품 공수를 위한 M&A 및 기술제휴를 진행했고 부품 업체들도 미래차용 부품 생산 및 개발에 힘쓰고 있으나 독자적인 성장에는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