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EU 등 서방의 러시아를 향한 경제적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 연방우주국은 국제 협력의 상징인 국제우주정거장(ISS) 가동을 멈추겠다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의 드미트리 로고진 국장이 지난 25일(현지 시각) 트위터를 통해 “우리를 경제적으로 단절시킨다면, 통제를 잃은 국제우주정거장이 미국이나 유럽의 영토로 떨어질 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고 스페이스닷컴이 27일 보도했다. ISS가 안전 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로켓 추력이 필요한데, 이를 담당하는 러시아가 엔진 가동을 멈추겠다고 협박한 것이다.
이어 그는 “500톤에 달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인도나 중국에 떨어질 수도 있다. 러시아 상공을 비행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위험은 (우리를 제외한) 전 세계 사람들 것”이라며 타국을 향한 위협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한 압박에 대해서도 “알츠하이머가 발병했는지 확인 바란다”라며 비난했다.
러시아와 함께 ISS를 공동 운영하고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나사 측 대변인은 “원만한 이혼이란 없겠지만 현재까지 ISS에 대한 러시아-미국 간 협력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릿 레이스만 전 NASA 우주비행사는 CNN과 인터뷰를 통해 “미국 섹션이 러시아 추진 시스템 없이는 작동할 수 없듯이 러시아 섹션은 미국 쪽 전기가 없으면 작동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요제프 아슈바허 유럽우주국(ESA) 사무총장은 “현재 분쟁에도 불구하고 민간 우주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SA는 로스코스모스와 2023년 화성 착륙선 제공 등 9월 발사 예정인 엑소마르스 임무를 두고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과 유럽 측 모두 러시아가 항공우주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만약 러시아가 ISS 운영에서 손을 뗀다면 러시아의 외교 관계가 완전히 단절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은 미국, 러시아, 캐나다, 일본 등 16개국이 함께 건설한 국제 협력의 상징이다. 현재 이 곳에는 미국인 4명, 러시아인 2명, 독일인 1명으로 구성된 엑스퍼디션66 우주비행사들이 거주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