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출금 수수료 거래소 따라 '100배' 차이

가상자산 출금 수수료 거래소 따라 '100배' 차이

특정 코인 출금 수수료가 가상자산거래소의 네트워크 지원 방식에 따라 최대 100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기준 업비트는 가상자산 '폴리곤'의 출금 수수료를 18매틱(MATIC)으로 책정하고 있다. 1매틱이 근래 2000원대에 거래 중인 것을 고려하면 1회 송금에 3만8000원이 든다는 의미다. 빗썸과 고팍스의 경우에도 출금에 8매틱(약 1만6000원)을 부과한다.

국내 거래소들이 매틱의 지원 네트워크(메인넷)를 이더리움만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상장된 가상자산 상당수는 이더리움의 ERC-20 표준을 사용하는데 최근 이더리움의 트랜잭션이 늘어나면서 전송에 드는 네트워크 수수료(가스비)가 급증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가스비를 많이 낼수록 전송 속도가 빨라지는 구조다. 거래소들은 적정 전송속도를 낼 수 있는 가스비를 계산해 이를 이용자로부터 정액 수수료 형태로 수취한다. 다만 적정 수준의 속도에 대한 기준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거래소 별로 출금 수수료가 천차만별이다. 혹은 이더리움 가스비 원가가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수수료 폭리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폴리곤의 경우 이와 같은 비싼 이더리움 수수료를 물지 않고도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폴리곤 메인넷을 지원하는 외국계 거래소에서는 폴리곤 출금 수수료가 훨씬 저렴하다. 비트맥스는 0.5매틱(약 1000원), MXC거래소는 0.15매틱(약 300원)만 지불하면 된다. 업비트와 비교하면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인도 이더리움'이라는 별명을 가진 폴리곤은 '레이어2' 계열로 분류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이더리움과 연동된 별도 사이드체인을 구축하는 형태로 거래 처리, 검증 및 기록은 매틱 사이드체인에서 진행되고 최종 결과만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이에 따라 '레이어1'인 이더리움 대비 뛰어난 확장성과 낮은 수수료가 장점이다. 매틱은 폴리곤 네트워크에서 활용되는 가상자산이다.

매틱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폴리곤 네트워크 두 가지 메인넷을 모두 활용한다. 업비트를 비롯한 국내 거래소는 매틱을 상장하면서 이더리움 기반 네트워크로만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업비트는 폴리곤 메인넷으로 이전된 매틱이 이더리움보다 현저히 적어 이용자들이 입금하고자 하는 수량을 적시에 지원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업비트 상장 당시 매틱을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아닌 폴리곤 네트워크로 대량 입금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전송 수수료를 절약하기 위해 이용자들이 지원하지 않는 폴리곤 네트워크의 주소로 매틱을 전송한 것이다. 이때 오입금된 20억원 상당의 매틱은 두달이 넘어서야 폴리곤 프로젝트팀과의 협력을 통해 복구됐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