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경험 재설계 원년”...CX전담조직 꾸린 은행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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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이 은행 앱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해 전담 조직을 꾸려 고객경험(UX)을 완전히 재설계하는데 나섰다. 각 사업부문에 흩어진 사용자환경·경험(UI·UX) 인력을 한데 모아 전문성을 높이고 앱 서비스 전반에 걸쳐 동일한 UI·UX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은 올해 초 사용자경험 혁신을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구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사업부문에서 각자 UI·UX를 고민했으나 앞으로 은행 앱 전반에 걸쳐 사용자에게 동일한 환경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데 착수했다.

UI·UX 전담조직은 빅테크 플랫폼에서 주로 볼 수 있었다. 서비스 범위를 빠르게 확장하더라도 일관되게 쉽고 편리한 사용성을 제공하면서 해당 서비스 특유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앱 디자인과 기능 설계를 넘어 브랜드 차원의 경험을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 플랫폼에는 토스가 대표적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UI·UX 전문가와 전담조직을 운영하면서 전체 브랜드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수립한다.

국민은행은 고객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UI·UX 전담조직인 고객경험디자인센터를 새로 설립했다. 삼성SDS에서 수석디자이너를 지낸 하윤 본부장이 수장을 맡았다.

국민은행이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별도 전문센터를 설립한 것은 '은행 앱은 불편하다' '은행 앱은 느리다' 등 핀테크 플랫폼보다 부정적인 평가가 높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더 개선된 경험을 제공하도록 앱 서비스 전반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전략적으로 사용자경험을 재설계하게 된다.

국민은행은 고객경험디자인센터를 설립하면서 사내 UI·UX 업무 담당자도 센터에 새로 배치했다. 그동안 사내에서 상대적으로 전문영역으로 평가받지 못한 분야인 만큼 앞으로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핵심 전략과제 중 하나로 고객경험(CX) 확대·혁신을 삼았다. 이를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 애자일 형태인 CX트라이브 조직을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쏠(SOL) 앱을 완전히 새롭게 변화시키는 뉴앱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배달앱 땡겨요를 운영하는 등 디지털 플랫폼 사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고객에게 새로우면서도 편하게 원하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과 경험을 설계하게 된다.

농협은행은 작년 하반기부터 관련 조직을 정비했다. UI·UX 인력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 이 분야 역량 강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