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이동통신 서비스용 '가입자식별모듈(SIM) 카드'를 스마트폰 핵심 반도체에 내장하는 기술을 상용화한다. 향후 시장에 보급되면 SIM 카드를 추가 발급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통신사를 옮기거나 다회선 계약을 하는 등 이용자 편의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퀄컴이 반도체에 SIM을 통합한 'iSIM'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일부 스마트폰 기종에는 SIM 카드를 다른 부품으로 대체하는 'eSIM' 기술이 적용됐다. 퀄컴의 iSIM은 단말기와 SIM을 완전히 일원화한 것이 특징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iSIM을 활용하면 기존처럼 물리적 SIM 카드를 구매하는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온라인에서 가입자 정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통신사를 옮길 수 있다. 통신사가 보유한 계약자 정보와 스마트폰 반도체에 저장된 사용자 정보를 비교해서 인증하는 방식이다. 계약 후 최단 2분 만에 개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음성통화 서비스로 범죄 이용 방지를 위해 별도의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외에도 여러 통신사와 회선을 계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조작 등 용도에 따라 가입자 정보를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닛케이는 퀄컴이 영국 보다폰, 탈레스와 공동으로 해당 기술을 실증했다고 전했다. 계약자 정보처리 기능을 탑재한 자사 반도체 '스냅드래곤'을 삼성전자 '갤럭시' 단말기에 적용, 실증실험을 실시했다. 그동안 SIM 내장 반도체는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퀄컴은 반도체 내부에 독립적 처리 기능을 구현하면서 안정성을 확보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현재 미국 AT&T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iSIM에 대한 기술적 검토에 들어갔다. 글로벌 5G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에서 약 30% 점유율을 확보한 퀄컴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애플, 삼성전자 등이 해당 기술 도입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애플 아이폰은 SIM을 반도체에 내장하면 이론적으로 인쇄회로기판(PCB) 면적을 약 1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