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인선에 밑그림 그려지는 차기정부조직, 尹-安 의견조율 변수

기획조정·외교안보 등 분과 그대로 반영 전망
산업자원부, 산업 진흥·에너지 등 관할할 듯
과기 '3부총리'는 尹-安 의견 조율 후 결졍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이 이어지면서 차기정부 조직개편에 대한 밑그림도 그려지고 있다. 정관계에서는 통상 업무 이동에 따른 과거 산업자원부와 교육과 과학을 연계한 교육과학부 조직 등을 예상했다. 여기에 과학기술부 총리 신설 등 3부총리 체제 여부는 윤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논의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윤석열 인수위가 이번 주 내로 경제2,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분과까지 인선을 모두 마무리하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정부 조직개편안 마련에 착수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미 큰 그림은 인수위 분과 조직 외형을 통해 어느 정도 갈피가 잡혔다. 기획조정, 외교안보, 정무사정행정은 이름 그대로 정부조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1분과는 거시경제와 금융 관련 부처로 이어진다.

변수는 아직 최종 인선이 발표되지 않은 분과들이다. 관련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다. 이중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 부문 이동이 관측된다. 통상은 윤 후보가 강조한 '경제안보'의 중심축이다. 대선기간 발생한 요소수 사태와 반도체 공급 대란,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자재 수급 문제 등을 외교안보 차원에서 다뤘던 만큼 과거 외교통상부 조직이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산업과 통상을 연계할 때 시너지가 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산업 관련 부처는 과거 MB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형태가 유력시되고 있다. 다만 중소벤처와 함께 다수의 산업분야 진흥과 에너지, 탄소중립 이슈까지 관할하면서 조직 자체는 커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안 위원장이 대선후보시절 공약으로 산업자원에너지부를 내세웠던 점도 고려사안이다. 산업자원부가 산업진흥과 함께 전체 에너지믹스 및 탄소중립까지 관장하면 환경부와의 업무 영역 마찰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과학기술 부분에서는 3부총리 체제 등장이 관심이다. 안 위원장은 정부 중장기 과학기술 정책 컨트롤타워 차원에서 과기부총리 신설을 예고해왔다. 윤 당선인 공약에서는 3부총리 체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나마 국가 과학기술위원회 주도로 R&D 기획을 총괄한다는 계획이 전부다. 다만, 디지털 혁신인재 100만명 양성과 미래과학 선도를 위해서는 대학 혁신 및 초·중·고 교과정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가 있어, 과거 교육과학부 형태 조직안이 나올 수도 있다.

정부조직개편에 관한 논의는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개편안이 나오면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이를 법령에 담아야 한다. 180석 더불어민주당의 동의라는 최종 절차를 거쳐야하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수위에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라인이 대건 포진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에 차기정부 조직 역시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를 벤치마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인수위는 16일에도 정책특보에 박근혜 정부 시절 정책통이었던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와 김현숙 숭실대 교수를, 특별고문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실장과 'MB의 입'으로 불렸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전직 대통령 라인을 대거 중용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