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반려동물 인식 변화, 헬스케어 시장 발전으로 이어진다

허은아 에이아이포팻 대표
허은아 에이아이포팻 대표

반려인이라면, 경제 트렌드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펫 휴머니제이션'(반려동물의 인간화), '펫코노미'(반려동물 산업), '펫테크'(첨단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 혹은 제품)와 같이 반려동물과 관련된 신조어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반려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가족'의 일원으로 변하면서 반려동물 산업도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 및 성장하고 있다. 조사 기관마다 숫자 차이는 있지만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은 세계적인 추세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친구나 가족 등 사람과 같이 대하는 사회·문화적 현상, 즉 펫 휴머니제이션 현상은 반려동물 헬스케어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반려동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반려인의 45%가 본인의 건강관리를 위한 지출보다 반려동물 건강관리를 위한 지출이 더 컸다'고 대답한 미국의 한 설문조사 결과는 반려동물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관심과 성장성을 잘 보여 준다.

펫푸드 시장은 이러한 산업과 사회적 흐름이 빠르게 반영되고 성장하는 추세다. 반려인들은 가공 방식과 원재료까지 꼼꼼하게 챙기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사료 시장은 저염, 그레인프리, 화식 등으로 변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이렇게 펫푸드 시장은 사료를 만드는 방식과 원재료의 차별화는 물론 반려동물의 품종, 나이 등을 고려한 맞춤형 사료, 비타민, 유산균, 영양제 등 제품 스펙트럼을 다양화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건강에 문제가 있어도 표현할 수 없어 질병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아 첨단 기술을 활용해 건강 변화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는 펫테크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웨어러블 기기는 반려동물의 위치, 활동량을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평소 활동량과 현재 활동량 비교, 몸을 과도하게 긁거나 핥는 등의 행동 추적을 통해 건강 이상 징후를 알려주기도 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진단 관련 서비스는 집에서 간단하게 반려동물의 질병 증상 여부 판단에 도움을 준다.

반려동물 진단 관련 시장은 소변, DNA 검사와 같은 키트 형식 제품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티티케어'와 같이 별도의 키트 구매 없이 휴대폰만으로도 질병 증상을 확인해 주는 서비스가 등장하기도 했다.

반려동물 진료 서비스 역시 시대 흐름과 기술 발전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최소화되면서 원격 진료 서비스가 크게 성장했다. 진료 범위나 세부 제도 차이는 있지만 미국, 일본 등에서는 원격 진료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진료 시 병원과 자택 간 거리가 멀고 비용 부담이 큰 시장일수록 원격 진료 수요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건강 보험 서비스도 출시됐는데 미국 시장 기준 전체 반려인의 약 2%만 보험에 가입했을 정도로 대중적인 반응은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매월 지불하는 비용과 보장 범위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있지만 데이터가 축적되고 반려인의 니즈에 조금씩 맞춰 나가며 2016년부터 2020년까지 23.2%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매년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산업의 특징은 각 카테고리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소비자의 니즈와 시장 트렌드에 맞춰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반려인은 진단 서비스를 통해 반려동물의 이상 징후를 발견하는 즉시 원격진료를 통해 진단받은 후 품종, 나이, 건강 상태에 맞는 음식을 추천받거나 처방약을 배송받아 급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성장하고 있으며, 혁신성과 기술력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이미 해외에 진출한 제품과 서비스 사례도 여럿 찾아볼 수 있으며, '펫나우' '티티케어'와 같이 CES 2022 혁신상 수상을 통해 혁신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도 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산업의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우리 기업들의 더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해 정부와 유관 기관의 적극 지원 정책, 제도와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허은아 에이아이포팻 대표 eahuh@aiforp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