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그룹이 삼성 출신 임원을 엔에스 대표이사에 임명한다. 엔에스는 원익이 인수한 전자 부품 제조 장비 업체다. 주요 계열사 경영진에 삼성전자, 삼성SDI 등 삼성 출신 인사가 대거 중용되면서 조직과 사업기조 변화가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원익은 삼성SDI 출신 이기채 전무를 영입, 조만간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삼성SDI의 주력인 배터리 분야 사업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엔에스는 지난해 원익이 인수한 배터리,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다. 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조립 공정 장비를 개발했다. 배터리 형태를 만드는 조립 장비, 배터리 폭발 위험을 막는 디게싱 장비를 만드는 국내 유일 업체다. 일본 캐논이 엔에스 경쟁 업체로 꼽힌다.
엔에스가 이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신규 고객 확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삼성SDI에서 소형 전지 선행 기술을 개발하는 기술개발센터장을 역임했다.
엔에스는 지난해 하반기 6억원을 투자해 국내 3공장 신규 생산 라인 부지를 매입했다. 디스플레이 투자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배터리 장비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원익그룹이 사업 확장을 위해 삼성 출신 임원을 영입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배터리 주요 계열사인 원익IPS, 원익피앤이도 삼성 출신이 수혈됐다.
원익IPS는 대표이사 겸임이던 반도체 연구소장 자리에 안태혁 삼성SDI 부사장을 선임했다. 안 소장은 삼성 반도체에서 30여년간 근무했고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LSI 제조센터장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도 총괄했다. 삼성SDI로 자리 옮겨 중대형 배터리 사업을 이끌기도 했다. 안 소장은 이현덕 원익IPS 대표에 이어 반도체 신규 장비 개발뿐 아니라 인재 확보 등 반도체 장비 업체로서 글로벌 성장 기반을 만드는 데 힘을 쏟는다.
원익피앤이도 박동찬 대표를 선임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삼성SDI 출신으로 인수한 원익피앤이의 배터리 후공정 장비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원익피앤이는 배터리 후공정 활성화 장비 업체다. 해외 배터리 사업 확장과 엔에스와 시너지 확보가 기대된다. 원익피앤이는 국내 배터리 전문 장비 업체로 중간 공정부터 후공정까지 일괄 장비 제조 공급이 가능한 업체로 성장했다.
<표>원익그룹 계열사 삼성 출신 영입 추이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