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세계 완성차 생산량이 당초 계획보다 188만대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발생한 일본 지진 영향으로 반도체 수급난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3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오토포캐스트솔루션에 따르면 세계 완성차 제조사의 생산계획 대비 생산 차질분이 115만8400대로 추산된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영향으로 오토포캐스트솔루션은 올 연말까지 188만4200대가량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량 감소가 가장 큰 곳으로는 유럽을 꼽았다. 유럽은 53만8900대 생산이 줄었고 연말까지 79만800대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수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은 연말까지 45만7800대 생산 차질이 예상됐으며, 중국은 같은 기간 17만5400대가 줄어든다고 전망됐다. 오토포캐스트솔루션은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 국가에선 생산량이 계획보다 39만8900대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7일 발생한 일본 지진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공장 세 곳이 영향권에 있기 때문이다.
지진 직후 르네사스는 나카, 다카사키, 요네자와 세 곳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난 17일 공장 가동을 부분적으로 재개했고 지난 20일 요네자와 공장을 시작으로 23일 나머지 두 공장도 생산능력을 회복한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공장 세 곳 중 나카 공장은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곳이다. 세계 여러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사에 제품을 공급한다. 공장 가동을 재개했더라도 반도체 공정 특성상 생산라인 가동 중단 시 작업 중이던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해 피해가 불가피하다. 2020년 말부터 발생한 반도체 수급난이 2023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