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판매량 14.8% 감소, 지출 비용 2% 상승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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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비롯한 자동차 부품 공급망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됐다. 과거 대비 자동차 판매량은 줄었지만 판매관리비 부담 축소로 기업 수익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JD파워와 LMC 오토모티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1분기 자동차 소매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지만 소비자가 지출한 비용은 1248억달러(약 152조313억원)로 같은 기간 2.0% 상승했다.

이는 신차 대당 가격이 과거 대비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신차 가격은 소비자 수요가 견고하게 뒷받침되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자동차 평균 거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7.4% 오른 4만3737달러(5328만원)로 추산됐다.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18.0% 높은 4만4129달러(5376만원) 수준이다.

미국 자동차 판매량 14.8% 감소, 지출 비용 2% 상승

완성차 제조사는 신차 수요가 확대된 만큼 제값 받기에 나선 상황이다. 판매 촉진 비용도 절감하고 있다. 3월 대당 평균 인센티브 지출은 1044달러(127만원)로 전년 동월 대비 68.7% 줄었다. 권장소비자가격(MSRP) 대비 인센티브 지출 비율은 같은 기간 7.7%에서 2.3%로 5.4%포인트(P) 낮아졌다. 토머스 킹 JD파워 데이터·분석부문 사장은 “차량이 판매되기 전 딜러가 보유하는 기간은 1년 전의 54일보다 약 18일 줄었다”면서 “대부분 차량은 대리점에 도착하기 전에 구매자가 주문하거나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딜러사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지만 딜러 수익은 95% 증가한 142억달러에 달한다. 3월 수익은 52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동차 분야에서 공급자 우위 시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도시 봉쇄 조치를 취하면서 일부 현지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정상화 시점도 올해 하반기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추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2022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미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2022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미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반도체를 포함한 자동차 부품 확보에 집중하면서 탄력적 생산 조절을 통해 대기 수요에 대응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북미 소매판매량은 현대차 95만6000대, 기아 86만3000대였다.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2위 미국에서는 입지를 다져 가고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