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1600도, 풍속 3200km"…허블, 극한의 환경 가진 외계행성 포착

외계행성 ’KELT-20b’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l) 레아 후스탁
외계행성 ’KELT-20b’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l) 레아 후스탁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가 허블우주망원경으로 독특한 환경을 가진 두 외계행성, WASP-178b와 KELT-20b를 발견했다고 7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두 행성은 모두 ‘뜨거운 목성’형이다. 뜨거운 목성형은 태양계 밖 외계행성 가운데, 자신이 공전하고 있는 항성(모항성)으로부터의 거리가 지구와 태양간의 거리의 10분의 1 이내에서 빠르게 공전하고 있는 거대 가스 행성들을 총칭한다.

한 행성은 기화된 암석이 비처럼 내리고, 또 다른 행성은 강력한 자외선(UV) 방사선에 그을려 대기 상층부로 갈수록 ‘지글지글’ 달아오르는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먼저 지구로부터 1300광년 떨어진 WASP-178b의 대기환경은 존스 홉킨스 대학 데이비드 싱 교수 연구팀에 의해 발표됐다. 연구팀이 네이처지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이 행성은 지역별로 낮과 밤이 고정되어 있다.

낮면의 대기에는 일산화규소가 빽빽하게 농축되어 있다. 이 농축된 가스는 시속 3200km가 넘는 엄청난 속도의 허리케인에 의해 밤면으로 향한다. 밤면은 비교적 낮은 온도를 가지고 있어 구름이 된 일산화규소가 액체로 응축돼 암석비가 내린다.

다른 행성 KELT-20b은 지구로부터 4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이 행성은 모항성이 뿜어내는 자외선으로 인해 지구 열권 같은 대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지구의 열권과 달리 KELT-20b는 행성 표면에 있는 금속까지 뜨겁게 가열돼 매우 높은 온도를 가진다. 또, 이 행성의 방출 스펙트럼은 여타의 뜨거운 목성과 달리 독특한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연구결과는 메릴랜드 대학의 광웨이 푸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즈에 게재됐다.

유타 밸리 대학의 조쉬 로트링어 박사는 “두 행성의 구름 형성과 대기 구조, 모항성으로부터 받는 자외선 영향 등은 지구 대기의 전반적인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