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아도 쓸 만한 사람이 없고, 가르치는 데도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 최근 많은 기업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필자도 현장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다.
이런 문제는 학문적 습득과 실무적 습득 간 소비 속도 차이에서 비롯된다. 학교 교육이 진리 탐구라는 전제 아래 깊은 시간과 고찰을 통해 진행되는 반면에 현장 교육은 당장 처한 문제 해결에 따른 직접적 결과를 목표로 한다. 급기야 일부 기업은 인재를 직접 가르쳐서 뽑기도 한다. 학교 교육을 폄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평생교육 시대를 맞아 우리 국민이 경제 주체로서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선 기업이나 학교 모두 더 좋은 인적자원(HR)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선채용 후교육' 대신 '선교육 후채용'을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일정 기간 무료 교육을 진행하고, 그 가운데 우수자를 골라 직접 채용한다. 최근 우수 인재 확보가 어려운 인공지능(AI)·블록체인·메타버스 등 정보기술(IT) 개발자 영입 과정에서 이러한 '선교육 후채용' 트렌드가 늘고 있다.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비록 기업이 직접 채용을 하지 않더라도 사회에 우수한 인력을 배출한다는 사회공헌 효과가 있어 권장할 만하다.
'선교육 후채용'은 기업 입장에서 실무형 프로젝트를 경험해 현장에 즉시 투입할 인력을 양성하려는 목적이 있다. 다만 취업자, 즉 교육자 입장에서 보면 그 주제가 매우 한정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가 지나 다품종 소량 생산 시대가 도래했다. 다양한 시장수요를 충족시킬 제품·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하는데 모든 근로자가 동일한 교육을 받는다면 한계가 있다. 근로자는 각자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특정 산업·기업·부서가 블랙홀처럼 인력을 흡수하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학교 교육과 실무 교육 간 괴리를 더 크게 하고 있다.
이제 기업은 '자기주도 학습'을 주제로 현장 교육 방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야 한다. 다양한 재능과 관심이 있는 직원들에게 일방적 방식과 주제로 교육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직원 스스로 필요한 교육을 찾아서 본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것이 회사의 역량으로 연결되는 방식의 '자기주도 학습'으로, 기업 교육 관점도 변화해야 한다.
다양한 세대를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 효과를 극대화해야만 한다. 기업에는 X세대부터 MZ세대까지 다양한 계층의 직원이 종사한다. 이들에게 같은 교육 방식으로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는 없다. 일상생활에서 제품 구매 방식, 서비스 이용 방식,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생산자나 전달자 입장이 아니라 수용자·소비자 관점에서 교육 방식, 콘텐츠를 개발·전달할 수 있는 기업교육을 개발해야 한다.
100세 시대에 피교육생에게 필요한 평생교육이 필요하다. 꾸준히 배우고 익히기 위해서는 교육하는 과정이 즐거워야 한다. '자기주도 학습'을 해야만 한다. 내가 필요로 하는 내용을 내가 필요할 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배울 수 있다면 제품을 구매하듯 교육 프로그램이 재미를 가져다줄 수 있다. 기업과 학교, 나아가 정부는 '평생교육 시대 자기주도 학습'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처럼 마지못해 하는 교육이나 관리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나의 발전을 위한, 나의 즐거움을 위한 교육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하고 기획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의미의 평생교육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다. 개인 역량이 강화하면 기업 역량이 증대되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역량이 발전하게 될 것이다.
민승재 유밥 대표 sjmin@ubo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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