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여파로 해외 기업에 넘어갔던 쌍용자동차가 다시 국내 자본에 인수돼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으로 인수합병(M&A)이 성사되더라도 뒤처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단순히 쌍용차 M&A가 성사된다고 끝이 아니다”며 “약 5000억원 수준의 인수대금뿐만 아니라 신차개발 등 운영자금이 계속 필요해 2조원 이상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쌍용차의 미래가치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M&A는 사실상 쌍용차의 수명연장으로 이후 외부에 의존하는 전기차 기술을 내재화하는 등 미래차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이 인수 의향을 내비치면서 쌍용차가 주인이 20여년 만에 국내 기업으로 바뀔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산업 경쟁력을 갖추는 데 막대한 자본과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통 분담이 없다면 자칫 동반 부실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전문위원은 “국내 자동차 산업 측면에서 쌍용차를 청산하기보다는 국내 자본에 의해 인수되고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쌍용차 노사의 고통 분담은 물론 결국 정부 지원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형 자본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는 건 긍정적으로, 새로운 산업 발전 방안을 만드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기업이 쌍용차 최대주주가 된다면 정부와의 소통도 이전보다 원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은 사실상 현대차그룹 독무대다. 지난해 내수판매량 144만대 중 현대차·기아 비중은 87.6%에 달한다. 쌍용차, 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지엠 내수 판매량은 17만대에 불과하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