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잡아라…소니 등 글로벌기업 대형 투자 잇달아

소니 "美 에픽게임즈와 협업 강화"
3차에 걸쳐 총 14억5000만달러 투자
레고 모기업 '커크비'도 10억달러 투입
반다이남코, CVC 세우고 독자 사업 모색

일본 소니그룹과 덴마크 레고의 모기업 커크비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협업 강화를 위해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에 총 2조원 이상을 추가 투자한다. 일본 게임사 반다이남코는 300억원을 들여 벤처캐피털(CVC)을 설립했다. 메타버스 시장에 집중적인 투자를 위해서다.

12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소니가 에픽게임즈에 10억달러(약 1조2378억원)을 추가 출자한다고 보도했다. 소니는 지난 2020년 7월 에픽게임즈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작년 4월에는 2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했다. 이번 3차까지 합해 총 14억5000만달러(약 1조7945억원)을 투자, 에픽게임즈 지분 4.9%를 보유하게 됐다. 커크비도 소니와 같은 10억달러를 에픽게임즈에 투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번 투자가 메타버스 시장이 주목받는 가운데 게임, 음악, 영화 등을 융합한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픽게임즈는 최근 주요 메타버스 체험 플랫폼으로 꼽히는 인기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기업이다.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그룹 회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창작자와 사용자가 시간을 공유하는 '메타버스' 분야에서 협업을 심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다이남코는 최근 산하 게임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에서 CVC를 시작했다. 투자액은 최대 5억엔(약 50억원), 출자비율은 15% 미만이다. 총 투자액은 3년간 약 30억엔(약 295억원)이다.

앞으로 CVC를 통해 블록체인, 창작자 지원 솔루션 등 메타버스에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인기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을 활용한 독자 메타버스 사업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발굴하는 게 핵심이다.

일본 반다이남코가 추진하는 건담 메타버스 프로젝트 이미지 <자료=반다이남코>
일본 반다이남코가 추진하는 건담 메타버스 프로젝트 이미지 <자료=반다이남코>

반다이남코는 현재 '기동전사 건담'을 주제로 '건담 메타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가상공간에서 프라모델 완구, e스포츠, 음악 라이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CVC 투자와 별도로 2025년 1분기까지 150억엔(약 1479억원)을 투자한다.

닛케이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각국에서 메타버스 시장을 겨냥한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퀄컴은 1억달러 규모, 영국 하이로 캐피탈이 3억유로 펀드를 각각 시작했다. 증강현실(AR) 기반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를 개발한 미국 나이언틱은 '리얼월드 메타버스' 부문에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시티그룹은 최근 메타버스 경제 규모가 오는 2030년까지 최대 13조달러(약 1경583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전자상거래, 광고, 의료,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소셜미디어 활동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