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시 봉쇄에 삼성·LG 긴장 고조...긴급실태조사 착수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삼성·LG전자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생산·판매 거점이 위치한 도시의 추가 봉쇄 공산이 커지는 가운데 부품 공급과 물류 차질까지 현실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자업계는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도시 봉쇄에 따른 공급망 타격이 물류 대란과 원자잿값 상승으로 번지는 등 올해 사업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시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자료: 삼성전자)
중국 시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자료: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반도체)과 쑤저우(가전·반도체)에 생산 거점, 베이징과 선전에 판매 거점을 각각 두고 있다. 최근 선전에 위치한 삼성전자 DS부문 판매법인은 전면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시안에 있는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봉쇄 조치가 확대될 경우 생산량 조절 등 악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시안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코로나19로 전면 봉쇄에 들어간 적이 있다. 쑤저우 역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관할 위성도시인 쿤산, 타이창 등을 차례로 봉쇄했다. 쑤저우 전역 봉쇄령이 내려지면 가전·반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쑤저우 가전 공장은 지난 2월 직원 코로나 확진으로 한 차례 가동을 중단했다.

LG전자 생산기지가 있는 난징, 톈진, 칭다오, 타이저우 등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덜해 당장 봉쇄 공산은 낮았다. 최근 톈진은 물론 판매법인이 있는 베이징까지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조금이라도 발생하면 도시를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삼성과 LG전자는 중국의 도시 봉쇄로 공급망과 물류 등에서 조금씩 영향을 받고 있다. 상하이 봉쇄에 따라 홍콩, 웨이하이, 칭다오 등으로 우회 이송하고 있는 가운데 이마저도 수요가 몰리면서 물류대란이 발생했다. 중국발 물동량 감소는 글로벌 운임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 전체 물류비용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로 원자재 가격 인상도 점쳐진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지난해 8월부터 하락하던 LCD 패널 가격이 오름세로 전환, 오는 6월까지 평균 10%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LCD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중국의 도시 봉쇄로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TV업체의 가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의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매입 비용은 전년 대비 39%, LG전자의 LCD TV 패널 가격은 47% 각각 올랐다.

상하이에서 의료진이 한 어린이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의료진이 한 어린이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상 LCD 패널 가격은 장기계약을 맺기 때문에 당장 중국발 공급 이슈로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사태 장기화 시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지난 주말 긴급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중국 진출 주요 7개 기업을 대상으로 피해와 대응 상황 등을 파악하고, 필요시 정부에 정책 지원을 건의할 계획이다. 양영춘 KEA 산업정책실장은 “주요 가전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공급망과 물류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공급망 관리가 취약한 중소기업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중국 내 주요 거점 현황>

中 도시 봉쇄에 삼성·LG 긴장 고조...긴급실태조사 착수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