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확보를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280억달러의 수출을 올려 전체 수출에서 20%를 차지했다. 설비투자도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 55조4000억원으로 제조업 투자의 55.3%를 담당했다. 한국 반도체는 세계 시장의 18%를 차지할 정도로 위상도 높다.
최근 주요 국가 중심의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관리, 기업 간 경쟁이 국가 간 경쟁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미국은 자국은 물론 안보와 통상 이슈를 꺼내며 자국반도체 산업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다.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들도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자급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소재·부품·장비 공급난도 심화하고 있다.
국정 전반을 다루는 인수위 차원에서 특정 산업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이례적이고 고무적이다. 이는 '시장경제를 바로세워서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과 번영 시대를 열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인수위의 산업 지원 방안에는 '신발 속 돌멩이'와 같은 규제 해소, 인력 양성 방안, 인프라 및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이 담길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인수위의 관심이 일부 산업에만 치우치는 것은 전체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면도 있다. 글로벌 시대에 '승자독식'은 적을 만들고, 이후 고립되면 그 덫에서 헤어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주력 산업이 휘청대면 온 나라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인수위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전체 연관 산업 생태계의 미래를 담은 국가 산업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책이 아니라 미래 산업 비전을 세워야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