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전기차 충전기 제조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전문인력 확보에 나섰다. 연구개발(R&D) 단계를 넘어 독자 사업화를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최근 전기차 충전기 하드웨어(HW)부터 소프트웨어(SW)까지 전 영역에 걸친 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역량 강화, 중장기 사업계획 수립 등 사업전략을 담당할 인력도 채용한다.
이번 채용은 기업간거래(B2B) 영역을 담당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가 담당한다. 채용 직군은 △전기차 충전기 기구 설계 개발 △전기차 충전기 회로 개발 △전기차 충전기 SW 개발 등이다. 사전에 충전용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파워뱅크부터 전력모듈, 충전용 통신 제어장치(SECC) 등 전기차 충전기 핵심 장비는 물론 충전기에 탑재되는 SW 개발까지 제조와 운영 전체를 아우른다.
LG전자가 신사업 추진을 포함한 전략 전문가 채용에 나서면서 전기차 충전기 시장 진출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LG전자는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역량 강화와 전기차 충전사업 육성을 위한 실행과제·중장기 사업계획 수립, 경쟁사 동향 분석 등을 담당할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핵심 장비 개발부터 사업전략 구상까지 충전기 제조업 시장 진출을 위한 체계를 갖추는 모양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2020년 GS칼텍스와 공동 구축한 서울 서초구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에 전기차 충전소 통합관리 솔루션을 공급했다. 이 솔루션은 충전기 상태와 실시간 충전 현황 모니터링, 충전 결제 자동화, 원격제어·진단 기능을 탑재했다. 지난해 말에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인 시그넷이브이와 공동으로 첫 충전기를 내놓기도 했다. 이번 전문인력 확보로 충전소 통합관리 솔루션을 넘어 자체 충전기를 개발, 독자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가 자체 충전기를 출시,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출하면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제조와 서비스 부문 모두 진출한 기업이 된다. 단순 설비 수준인 현 전기차 충전기에서 벗어나 가전, 전장 부문에서 축적한 기술로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사내 벤처로 육성 중인 전기차 충전 플랫폼은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과 연계도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LG이노텍(부품·기판) 등 계열사와 시너지도 적극 추진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사업 관련 분야는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지만 그 외 사업 관련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G전자 전기차 충전 분야 채용 현황>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