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해 5년·10만㎞ 내 인증 차량을 취급하고 전기차 인증 체계를 개발한다. 한 달간 타보고 구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2024년까지 점유율을 3.7%로 제한하는 등 기존 매매업계와 상생안도 추진한다.
기아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중고차 사업 방향을 공개하고 시장 혁신과 전동화에 기여하겠다고 18일 밝혔다.
기아는 현대차처럼 자체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친 인증 중고차(CPO)만을 시장에 공급한다. 5년·10만㎞ 이내 자사 차량을 대상으로 200여개 항목 품질 인증 검사를 통해 신차 수준으로 상품화한다. 전기차는 차량 가격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 잔여 수명과 안정성을 측정, 최저 성능 기준을 만족하는 차량만 판매한다.
기아는 전기차 전용 품질검사와 인증체계를 개발하는 등 객관적 가치산정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계약 시 성능 파츠 등 개인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상품을 신차에 이어 중고차에 대해서도 운영한다.
기아는 중고차 성능 진단과 상품화, 품질인증, 고객 체험을 담당하는 인증 중고차 전용 시설 '리컨디셔닝센터'(가칭)을 구축한다. 수도권 1곳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이 시설에는 전기차 전용 워크베이와 상품화를 전담하는 조직이 들어선다.
타던 중고차를 팔고, 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을 위해 보상판매(트레이드인)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기아가 보유한 차량 데이터로 고객 차량을 평가·매입한 후 신차 구매 시 할인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중고차 구독 서비스도 추진한다. 기존 구독 서비스 '기아 플렉스'에서 계약 만료로 반납한 차량은 리컨디셔닝센터에서 성능·상태 진단과 정비 등 상품화 과정을 거쳐 구독 서비스에 재투입한다. 신차와 같은 대기기간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구매 전 차량 체험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고객이 차량을 한 달 동안 운행하며 실제 성능과 품질을 테스트한 후 구매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선(先) 구독 후(後) 구매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최종 구매 시 한 달간 이용료를 면제한다.
기아는 중고차매매업계와의 공존을 위한 상생협력 방안도 내놨다. 인증 중고차 외 물량은 기존 업계에 전량 공급하고 연도별 시장점유율을 제한한다. 기아는 중고차 시장점유율을 올해 1.9%를 시작으로 2023년 2.6%, 2024년 3.7%까지 자체적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미래차 관련 신기술과 고객 만족(CS) 교육 지원 등을 통해 중고차 종사원들의 차량 이해도와 지식수준을 높이는 데 힘쓸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전기차 선도 브랜드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전동화 역량을 활용해 중고차 시장 내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중고차 매매업계와 함께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