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정확성 높일 트랜지스터 콤팩트 모델 개발

트랜지스터 컴팩트 모델 개발 과정 난제 해결…시스템 반도체 산업 발전 기여 기대

국내 연구진이 시스템 반도체 회로 설계 정확성을 높일 트랜지스터 콤팩트 모델을 개발했다. 반도체 차세대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난제 해결 및 산업 발전에 기여할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홍성민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회로 설계에 필수적인 트랜지스터 콤팩트 모델 오차를 최대 6%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시스템 반도체는 연산·제어 등의 정보처리 기능을 가진 반도체를 말한다.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1.5배 큰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고 2019년 발표한 바 있다.

트랜지스터의 단면 모양. 트랜지스터는 공정 및 설계에 따라 xy 평면 위의 단면 모양(그림에서는 모서리가 둥근 하늘색 사각형)이 달라져 컴팩트 모델 개발이 난제로 여겨져 왔다.
트랜지스터의 단면 모양. 트랜지스터는 공정 및 설계에 따라 xy 평면 위의 단면 모양(그림에서는 모서리가 둥근 하늘색 사각형)이 달라져 컴팩트 모델 개발이 난제로 여겨져 왔다.
직사각형 단면들에 대한 계산한 일반화된 좌표. 직사각형의 가로와 세로의 비를 바꿀 때 일반화된 좌표 역시 바뀜을 알 수 있다. 단면 모양에 대한 정보가 일반화된 좌표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 좌표를 사용하여 보편적인 컴팩트 모델의 개발이 가능하다.
직사각형 단면들에 대한 계산한 일반화된 좌표. 직사각형의 가로와 세로의 비를 바꿀 때 일반화된 좌표 역시 바뀜을 알 수 있다. 단면 모양에 대한 정보가 일반화된 좌표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 좌표를 사용하여 보편적인 컴팩트 모델의 개발이 가능하다.
정사각형 단면들에 대한 컴팩트 모델의 오차. 정사각형 단면이 가장 큰 오차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제시된 보편적인 컴팩트 모델(검은색)은 기존 모델(파란색)보다 훨씬 정확하다. 모델에 사용되는 파라미터 계산을 용이하기 위해 근사를 도입한 경우(빨간색)에도 기존 모델 대비 정확도 면에서 우수하다.
정사각형 단면들에 대한 컴팩트 모델의 오차. 정사각형 단면이 가장 큰 오차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제시된 보편적인 컴팩트 모델(검은색)은 기존 모델(파란색)보다 훨씬 정확하다. 모델에 사용되는 파라미터 계산을 용이하기 위해 근사를 도입한 경우(빨간색)에도 기존 모델 대비 정확도 면에서 우수하다.

콤팩트 모델은 회로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 전류-전압 특성을 간단한 수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회로 전기적인 특성을 계산하는 전자회로 시뮬레이션(SPICE) 프로그램에 사용하기 때문에 회로 설계에서 필수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설계 정확성을 위해 정확한 트랜지스터 콤팩트 모델이 필수다. 하지만 공정·설계에 따라 트랜지스터 단면 모양이 달라져 보편적인 콤팩트 모델 개발이 어렵다. 버클리 쇼트 채널 절연 게이트 전기장 효과 트랜지스터(IGFET) 모델(BSIM) 등 기존 모델은 복잡한 단면 구조를 가진 최신 트랜지스터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미세 조정을 통해 오차를 줄여나가는 과정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다.

홍 교수팀은 어떠한 트랜지스터 단면에도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콤팩트 모델을 개발했다. 트랜지스터 단면 모양이 다르더라도 게이트 전압에 따른 전하량은 경험적 관계식을 근사적으로 따른다는 사실에 착안해 어떠한 트랜지스터 단면에도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관계식으로 최대 오차를 6%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트랜지스터 단면에 알맞은 일반화된 좌표를 생성한 뒤 이 좌표로부터 가중치를 계산했다. 이어 콤팩트 모델 개발 과정에서 가중치를 사용해 단면 모양에 상관없이 성립하는 보편적인 콤팩트 모델을 유도했다. 이러한 콤팩트 모델에 사용하는 파라미터들은 주어진 단면으로부터 손쉽게 계산 가능해 별도 미세 조정이 필요하지 않다. 콤팩트 모델은 기존 모델과 전체적인 형태는 유사하지만 각 항의 계수가 달라 계산 결과에서도 차이가 발생하며 보다 향상된 정확도를 보였다.

왼쪽부터 홍성민 GIST 교수, 이광운 GIST 박사과정생.
왼쪽부터 홍성민 GIST 교수, 이광운 GIST 박사과정생.

홍성민 교수는 “콤팩트 모델 유도 과정을 명확하게 밝히고 정확도를 향상시켰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반도체 소자 시뮬레이션과 콤팩트 모델을 하나로 연결하기 위한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가 주도하고 박사과정 이광운 학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과 국가핵심소재연구단(플랫폼형)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반도체 소자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트랜잭션 온 일렉트론 디바이스'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