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90도 바퀴 회전 평행 주차와 제자리 회전 등을 지원하는 전기차 사륜 독립 스티어링(4WS) 시스템 특허를 미국에서 출원했다. 관련 부품사 현대모비스의 개발 일정을 고려하면 2027년께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28일 '4WS 시스템 차량의 제자리(in-situ) 회전 모드를 제어하는 방법 및 시스템' 특허를 출원했다.
4WS는 여러 전기차 업체가 도입하는 기술이다. GMC는 '허머EV'에 4WS 기반 대각선 주행 기능을 추가했고, 리비안은 'R1T'에서 제자리 회전 기능을 구현했다. 테슬라도 '사이버트럭'에 4WS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기존 자동차는 직진주행과 좌·우 회전만 가능하지만 4WS 시스템은 각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하기에 다양한 차량 동작을 구현한다.
현대차는 후륜을 조향해 유턴 시 회전반경을 줄이는 것을 넘어 △대각선 주행 △평행 주차를 위한 전후륜90도 회전 △제자리 회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안했다. 각 기능은 변속 레버를 조작해 활성화하도록 했다.
가장 난도가 높은 것은 제자리 회전이다. 차량 진행 방향과 운전자 시야가 일치하지 않아 조작이 힘들고 어지럼증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운전대를 조작한 각도만큼 차량이 회전하도록 해 조작 실수 우려를 없앴다. 운전대를 180도로 꺾으면 차량이 제자리에서 180도 회전한다. 운전대는 차량이 회전한 만큼 원위치로 복원된다.

회전 속도는 가속 페달과 감속 페달로 조정한다.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더라도 점진적으로 속도가 붙도록 설정했다. 기능 활성화 초기에 급격한 선회가 이뤄진다면 탑승자가 불편을 느낄 수 있어서다.
현대차는 그룹 계열사 현대모비스와 협업해 4WS를 실제 차량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90도까지 조향이 가능한 'e-코너 모듈' 선행 개발에 성공했다. 제동·조향·현가·구동 기능을 바퀴 하나에 접목한 시스템이다.
현대모비스는 2023년까지 e-코너 모듈 4개를 통합 제어해 실차 기능 구현이 가능한 '스케이트보드 모듈'을 개발한 뒤 완성차 제조사를 상대로 수주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관련 기술 양산 적용 목표 시점을 2027년으로 잡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선행 기술 개발에 따른 기술 선점을 위해 미국에서 특허를 출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