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디시 네트워크'의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북미 5G 통신장비 공급계약 가운데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전체 계약 규모는 1조원대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찰스 어건 디시 네트워크 회장과 만난 이재용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통신장비 사업에 강력한 지원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디시 네트워크의 미국 5G 전국망 구축을 위한 △5G 가상화 기지국(vRAN)과 다중 입출력 기지국(Massive MIMO)을 포함한 라디오 제품 등을 공급한다. 디시 네트워크는 삼성전자 5G 가상화 기지국 등 차세대 통신장비를 도입, 이른 시일 안에 안정적인 전국 통신망을 구축함으로써 본격적인 가입자 확보 경쟁에 들어갈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디시에 공급하는 5G 가상화 기지국은 소프트웨어를 범용 서버에 탑재해 기지국 기능을 구현한다. 유연하고 효율적인 통신망 구축과 운영을 지원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12월 업계 최초로 미국에서 가상화 기지국의 대규모 상용에 성공한 이후 영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성능과 차별화한 상용 역량을 입증했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글로벌 상용 역량이 집약된 5G 가상화 기지국은 통신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디시와의 협력은 이런 노력에 대한 결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디시 네트워크 협상 과정에서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부회장과 한국을 방문한 찰스 회장이 직접 만나 오랜 시간 함께 북한산을 오르며 사실상 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리더와 활발히 교류하며 광폭 행보를 보여온 이 부회장은 그동안 5G 통신장비 영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이보다 앞서 2020년 미국 버라이즌과 체결한 7조9000억원 규모 공급 계약과 지난해 일본 NTT 도코모 계약 당시에도 이 부회장이 직접 통신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남을 통해 협상을 진척시켰다. 이 부회장이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받아 그룹 회장 자녀 결혼식에 참가한 인도 최대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는 현재 전국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100% 삼성 기지국을 사용 중이다.
삼성전자 5G 통신장비의 대규모 신규 수주로 국내 중소·중견 협력업체도 상당한 수혜가 예상된다. 기지국 장비를 납품하는 에이스테크와 케이엠더블유(KMW)를 비롯해 서진시스템, 알에프텍, 기가레인 등 관련 협력사도 하반기에 디시 네트워크 장비 공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실적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표. 이재용 부회장 5G/6G 관련 글로벌 행보
- 일본 NTT도코모, KDDI 등 비즈니스 미팅 (2018.5월)
-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 (2018.7월)
- 5G 생산라인 가동식, IM부문 간담회 (2019.1월)
- UAE 왕세제 5G 관련 협력 방안 논의(2019.2월)
- 일본 이동통신 경영진 미팅 (2019.5월)
- 도이치텔레콤 CEO 팀 회트게스 미팅 (2019.6월)
- 일본 KDDI 5G 장비 계약 (2019.9월)
- 인도 현지 사업 점검 (2019.10월)
- 브라질 마나우스 법인 스마트폰 라인 점검 (2020.1월)
- 캐나다 텔러스 5G 장비 공급 계약 (2020.6월)
- 미국 버라이즌과 5G 장비 계약 (2020.9월)
- 일본 NTT도코모 5G 장비 공급 계약 (2021.3월)
- 미국 디시 네트워크 회장 미팅 (2021.9월)
- 버라이즌 CEO 미팅 (2021.11월)
*자료: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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