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한국과 지속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의 새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겠지만 자국 이익이 걸린 사안에는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미·중 대립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무력 도발 등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10일 윤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식을 열고 공식 임기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높은 집값에 대한 국민적 불만과 성별·세대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공정 경쟁을 앞세워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윤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북한 핵무기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이라는 양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미국 국무부 예상처럼 북한이 핵실험에 나선다면 윤 대통령이 '국제적 소란'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국방성은 한미 동맹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윤석열 정부와 계속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국내 한 언론사의 새 정부 출범 관련 질문에 “한국은 핵심 동맹”이라면서 “새 정부와도 협력하길 고대한다”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일 방한해 윤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양국 정상은 한미 동맹 강화는 물론 북 핵실험, 대 러시아 대응,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을 긴밀히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환구시보는 10일 사설에서 왕치산 국가 부주석의 윤 대통령 취임식 참석에 관해 한중관계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이 양국관계에서 중대 이익과 관심사가 걸린 민감한 문제에서는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과의 친밀한 관계가 한국의 이익을 해치고 장래 경제발전에 손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은 한국을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바둑돌 하나로 바꾸려 한다”면서 “한국의 대 중국 관계에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윤 대통령 취임을 환영하며 양국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건전한 한일관계는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을 확보하는 데 불가결하다”면서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윤 대통령 임기 개시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한편 그동안 한국이 위안부 관련 양국 합의, 한일 청구권협정 등 국제적 약속을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한일관계 개선에 관해서는 (앞으로의 한국 측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은 그동안 한일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인 윤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는 양국 현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문재인 정권이 앞세운 친북·친중 노선에서 한·미·일 협력 강화로 외교 방침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