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 도시 봉쇄, 남의 일 아니다

중국의 코로나로 인한 도시 봉쇄가 길어지면서 제조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면서 상하이시는 6주째 봉쇄됐다. 베이징시도 코로나19 감염이 지속되자 지하철역 10여곳을 추가로 봉쇄, 70개 역의 운영이 중단됐다. 시내버스 노선 중단은 380여 군데에 이른다.

중국의 조치는 완성차 업체에 타격을 줬다.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은 지난해 불과 1512대를 파는 데 그쳤다. 이는 전달 판매량 6만5000여대에 비하면 2.2%에 그친다.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생산을 중단한 데 따른 영향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토요타는 일본 내 8개 공장 14개 라인을 16일부터 최장 6일간 멈춘다. 상하이 봉쇄로 인한 부품 공급망 붕괴 탓이다. 애플도 상하이 봉쇄로 2분기 휴대폰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팀 쿡 CEO가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때 밝혔다.

중국의 도시 봉쇄로 인한 여파는 미국·일본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산업에도 여파는 클 수밖에 없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입 의존도는 각각 25.3%, 22.5%를 기록했다. 전체 중간재 수입에서 중국 비중은 28.4%에 이른다. 또 주요 소재와 부품의 경우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고, 희토류 수입 의존도는 92.8%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인 이차전지와 반도체, 자동차 산업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정부가 중국의 도시 봉쇄 정책에 대응해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은 없다. 그 대신 중국봉쇄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특정 국가에 편중된 경제 의존도를 낮추는 장기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이후에 벌어지는 글로벌 공급망 붕괴사태에도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