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상 최대 매출' 날았다…'로켓배송' 첫 흑자

1분기 6조1653억…32%↑
순손실은 29.1% 대폭 줄어
커머스 핵심 사업군 수익 개선
활성 고객 1811만명 '록인 효과'

쿠팡 '사상 최대 매출' 날았다…'로켓배송' 첫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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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손실도 대폭 줄였다. 핵심 사업인 로켓배송 등 커머스 부문은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했다. 쿠팡은 매출과 수익 지표 모두 긍정적 성과를 내며 강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쿠팡은 올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51억1668만달러(약 6조1653억원)라고 12일 공시했다. 당기순손실은 2억929만달러(2521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1% 감소했다. 매출은 분기 최대, 손실은 뉴욕증시 상장 이후 최소다. 영업적자 역시 2억570만달러(2621억원)로 23% 줄었다.

쿠팡이 영업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은 올해 들어 수익과 효율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쿠팡의 핵심 사업군인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의 수익이 대폭 개선됐다. 1분기 쿠팡 제품 커머스 부문 조정 EBITDA는 287만달러(36억원)다. 회사 측은 “로켓배송 등은 작년 1분기만 해도 6928만달러 적자였다”면서 “2014년부터 시작한 로켓배송이 이자, 감가상각비 등 비용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올해 시장점유율 확대와 판매 마진을 높이는 작업을 병행했다. 로켓배송 공급가 인하, 유료멤버십 인상 등 사업 효율 제고에 따라 이익 실현이 가시화됐다. 쿠팡 1분기 매출총이익은 42% 증가한 10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다. 매출총이익률은 20%를 넘어섰다. 거래액이 커지면서 마진율을 높일 수 있는 '규모의 경제'가 마련된 덕분이다.

쿠팡 생태계 '록인 효과'도 더 커졌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물건을 구매한 활성 고객은 1811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쿠팡에서 6개 이상 물건을 사는 고객은 최근 2년간 70% 늘었다. 1인당 객단가는 283달러로 작년보다 8% 늘었다.

쿠팡 1분기 주요 실적지표/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쿠팡 1분기 주요 실적지표/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신사업의 약진도 쿠팡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쿠팡페이, 해외사업에서 거둔 1분기 매출은 1억8100만달러(약 2180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65% 늘었다. 원화 기준으로는 79% 증가했다. 대부분 매출은 쿠팡이츠에서 나왔다. 쿠팡이츠도 수익 개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손실 폭을 줄여 나갈 예정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김범석 쿠팡Inc 의장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각종 프로세스 개선과 자동화,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이익률을 높일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제품 커머스 부문에서 계속 흑자를 기록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회사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뚜렷한 수익 개선 흐름을 보여 준 이번 1분기 실적이 향후 쿠팡 주가에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쿠팡 주가는 8.6% 떨어진 9.67달러에 마감했지만 적자 규모를 대폭 줄인 실적 발표가 나오자 시간 외 거래에서 최대 11.9달러까지 21% 넘게 급등했다. 미국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한 어닝서프라이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도 “쿠팡이 글로벌 e커머스 침체 속에도 손실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쿠팡의 수익 개선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올해 말까지 조정 EBITDA 손실 규모를 4억달러 미만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목표로 한 4분기 제품 커머스부문의 흑자도 조기에 달성했다. 올해 200억달러(25조원) 이상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성과를 포함한 사업 동향을 볼 때 수익성은 지속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