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은 직접 돌파였다. 여소야대 정국 극복을 위해 직접 두 팔을 걷어붙였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국회 통과를 위해 직접 시정연설 마이크를 잡는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임명을 위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영수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일정 등을 이유로 거부하자,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16일 국회를 찾아 코로나19 방역정책인 사회적거리두기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 추경안 관련 시정연설을 한다. 추경안은 통상 국무총리나 경제부총리가 정부를 대표해서 시정연설을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직접 시정연설을 하는 것을 선택했다. 손실보상의 빠른 집행과 야당인 민주당이 과반 이상을 점유한 국회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서다. 추경안은 중앙정부 지출 기준 36조4000억원, 지방이전 재원까지 총 59조4000억원 규모다. 소상공인에 600만∼1000만원 손실보전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윤 대통령은 내각 인선의 난맥을 풀고자 16일 여야 3당 지도부와 김치찌개에 소주를 곁들인 만찬 회동을 제안했다. 정의당은 참석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박홍근 원내대표 일정을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총리 후보자 등 국회 인준과 북한에 대한 백신 및 의료용품 등 인도적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불참은 아니지만 당장은 어렵다는 의사를 언론에 간접적으로 전했고, 이를 대통령께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문은 언제든 열려있으니 언제든 만나자, 노력을 더 기울여달라, 이런 뜻을 꼭 (야당쪽에) 전해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의제나 일정에 상관없이 야당이 원하면 영수회담을 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 협조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당장 한 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의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일부 차관급 인사도 묶여있다. 여기에 비서관급 인사 낙마까지 겹친데다 정부조직 개편을 위해선 9월 정기국회 전 야당과 관계를 증진시켜할 필요성이 많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정부와 대선을 거치면서 극심화된 진영간 대치를 해소하고 일 잘하는 유능한 정부를 위한 소통 행보”라면서 “격식을 차리기보다는 일을 효율적으로 잘 하려는 윤 대통령의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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