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핵심 책무는 대한민국 경쟁력의 초석이되는 디지털 인프라를 지속 발전시키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는 디지털 인프라를 확산하는 과정에서 정부 주도보다는 민간의 혁신이 꽃피우도록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규제 개혁과 인재양성 정책 내실화도 디지털혁신산업을 꽃피우기 위한 이 장관의 중요한 과제로 지목됐다.
〈중〉경쟁활성화 정책·힘있는 규제개혁
통신은 국민과 국민, 산업과 산업을 연결시키며 국가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인프라다. 윤석열 정부 통신 분야 정책은 △5G 전국망 구축·6G 활성화 △중간 요금제 △신축건물 광케이블 의무화 △오픈랜 활성화 등이다. 인프라 구축을 강화하고, 민간 사업자의 정부협조를 유도하는 방향성에 있어서는 이전 정부와 큰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기존 정부주도 투자유도 정책보다는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는 게 적합하다. 이동통신사의 중간요금제도 경쟁이 활성화된 시장이라면, 정부가 압박할 필요없이 이통사가 자발적으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해결될 문제다.
과거 LTE 데이터중심요금제, 초기 5G 요금제 출시 과정에서는 이동통신사가 요금제 출시 1~2주 만에 추가혜택을 제공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현재 통신시장 경쟁 부진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경쟁을 활성화하도록 해야 한다. 5G망 구축 확산과 같은 분야에서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동시에 ICT 시장의 보다 많은 플레이어가 통신 시장에 진입해 경쟁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궁극적으로 국민 디지털이용비 부담 경감과 디지털접근권 확대라는 종합적이고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방대한 데이터트래픽을 유발하면서 망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초거대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를 견제할 제도장치를 마련하는 심판 역할이 요구된다. 디지털복지기금 등 새로운 형태 기금 마련도 고민할 수 있다.
전문가는 통신 이외에 디지털 신산업을 위한 규제 개혁과 관련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과기정통부에 주문했다. 도심항공교통(UAM), 가상화폐, 자율주행자동차 등 다양한 ICT 융합 분야에서 과기정통부는 각 부처 소관 산업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적고, 보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개혁을 유도할 수 있다.
이성엽 고려대 교수는 “신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정부의 ICT 규제샌드박스 운영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며 “규제 개혁 문제에 있어서도 컨트롤타워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통령 선거 당시 대부분 후보의 공통공약이던 디지털 100만 인재 양성도 구호에 그쳐서는 안된다. 대학 정원 조정의 어려움 등 경직된 제도로 인해 수요대비 기술인력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 등을 면밀하게 파악, 민간의 역량이 인재양성으로 이어지도록 계약학과 등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