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부활? 반대가 90%...美 큰손들 "업계 떠나라"

일주일새 99.99% 폭락한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가 또다시 테라 부활을 예고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권 CEO는 전날 테라 블록체인 프로토콜 토론방인 '테라 리서치 포럼'에 테라USD 코인을 없애고 테라 블록체인의 코드를 복사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테라 블록체인 부활을 위해 ‘하드포크’(Hard Fork)해 스테이블 코인이 없는 또 다른 블록체인을 만들자는 제안이다. 하드포크란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어느 한 시점에서 급격하게 변경되는 것을 말한다. 이전 버전의 프로토콜에서 보안상 심각한 문제점을 발견했거나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려 할 때 하드포크를 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 블록체인은 '테라 클래식'과 '토큰 루나 클래식'이 되고, 새 체인은 '테라'와 '토큰 루나'가 된다.

테라 부활? 반대가 90%...美 큰손들 "업계 떠나라"

그러나 90%가 넘는 회원이 이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CEO의 제안 이후 테라 리서치 포럼에 한 회원이 올린 예비 찬반 투표 조사 결과다. 한국 시각으로 18일 오전 10시 15분, 5124명이 투표한 가운데 92%가 반대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은 사전 찬반투표 진행 상황을 인용해 "권 CEO의 포크 제안에 테라 커뮤니티가 단호히 반대하는 것 같다"며 "대부분의 반응은 '아무도 포크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당 투표가 테라 블록체인 포크 여부를 공식 결정하는 거버넌스 투표와는 상관이 없지만, 테라 커뮤니티가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다만 권 CEO를 지지하는 회원들도 있으며 테라폼랩스와 루나를 보유한 큰 손들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수 있어 결과를 더 지켜봐야한다. 권 CEO는 18일부터 일주일간 거버넌스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과반수 동의를 얻으면 포크 제안은 통과된다.

이 가운데 미국의 거물투자자들은 권 CEO의 행보를 거세게 비판했다. 세계 최대 코인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에 이어 ‘젊은 버핏(Baby Buffett)’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CEO도 가세했다.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사 애크먼 CEO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루나와 UST는) 가상화폐의 피라미드(다단계 사기) 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20% 수익을 약속받았지만, 이는 새로운 투자자들의 수요에 의해서만 뒷받침된다”며 “근본적인 비즈니스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루나 계획은 전체 가상화폐 생태계를 위협한다"며 "가상화폐 업계는 기본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자체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도지코인을 만든 빌리 마커스 역시 권 CEO에 "새로운 희생자를 만들지 말고 영원히 업계를 떠나라"라고 일갈했다.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현재 루나 가격은 0.0002달러다.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UST는 8센트다. 이달 초 10만원대에 거래됐던 루나는 1원도 안 되는 ‘휴지 조각’으로 전락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