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주 이사회를 열고 곧 출시될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시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사회 시연은 제품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이 준비 중인 제품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능을 합친 MR 헤드셋으로 알려졌다. 얼굴에 꼭 맞는 곡선형 디자인과 부드러운 메시 소재를 갖춘 하이브리드 헤드셋이다.
블룸버그는 또 “애플이 헤드셋 전용 소프트웨어인 '리얼리티(Reality OS)'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헤드셋용 아이폰 앱도 곧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의 첫 MR 헤드셋은 이 외에도 △2개의 4K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15개 카메라 모듈 △시선 추적 △손동작 감지 △공간 오디오 등 기능이 적용될 전망이다. 애플의 자체 개발 칩셋인 'M1'이 장착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애플 MR 헤드셋은 일반 소비자보다는 개발자를 겨냥한 '특수 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최대 3000달러(약 380만원)로 경쟁사 제품보다 높게 책정됐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첫 MR 헤드셋 제품을 빠르면 오는 연말에 공개할 수 있으며, 소비자 시장 출시는 2023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 MR 헤드셋은 7년 전 처음으로 등장한 '애플워치' 이후 애플의 첫 주요 신제품 카테고리가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AR·VR 헤드셋 시장은 지난해 92% 성장해 판매량 1100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메타의 '퀘스트 2' VR 헤드셋은 매출 기준으로 78%를 점유했다.
한편 구글 글래스나 미국 스타트업 매직리프의 AR 기기 등 과거의 AR 기기는 소수의 소비자에게만 팔리거나 실패작으로 끝난 바 있다. 메타의 퀘스트 VR 헤드셋은 이보다는 성공적이었지만 여전히 열성적인 게이머 너머로 시장을 확장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미국 CNBC는 “애플은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로 혁신적이었던 2007년 '아이폰' 출시를 재현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제품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 회사의 비전과 실행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