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산업 선점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미국에 50억달러를 투자한다. 이와 함께 55억달러를 들여 미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등 총 105억달러를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투입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2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2025년까지 로보틱스, 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 50억달러를 투자하고 미국 기업들과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고객에게 더 나은 편의성과 안전성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에 대한 100억달러가 넘는 투자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면서 “현대차 덕분에 미국 자동차 산업이 전환되고, 미국의 미래 전기 산업 목표가 속도를 낼 것”이라고 화답했다.
로보틱스, UAM은 현대차그룹의 신사업 분야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미국 로봇 전문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11억달러에 인수했다. 로보틱스 기술 기반으로 인간형(Humanoid) 로봇을 개발할뿐 아니라 모빌리티와 스마트공장을 고도화하고 있다. UAM 분야에서는 슈퍼널을 통해 미국 내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모델을 내놓고,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기체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SW 관련해서는 미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셔널과 전략적 협업 관계다. 레벨3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을 연내 양산차에 첫 적용하고, 레벨4 고등 자율주행 기술은 2024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도 적극 대응한다. 현대차그룹은 전날 미 조지아주에서 신공장과 배터리 셀 공장 건설 투자 협약식을 가졌다. 신공장은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지역 1183만㎡ 부지에 들어선다. 내년 상반기 착공, 2025년 상반기 가동 예정으로 연간 3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게 목표다. 협력사와 함께 짓는 배터리셀 공장은 신공장 인접 부지에 들어선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세계 시장에 전기차 323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12%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같은 해 미국 판매량 목표치는 84만대다.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도 예상된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혼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용라인도 증설할 전망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