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시작한지 얼마 안 돼 시야가 좁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여성 공직자 발탁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한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내각에 여성이 부족하다는 외신기자의 지적을 받았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공직 사회에서, 예를 들어 내각의 장관이라고 하면, 그 직전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 못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21대 국회의장단과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대선과정에서 젠더갈등이 극심했다는 말을 들은 뒤 “최근 공직 후보자들을 검토하는데 그 중 여성이 있었다. 그 후보자의 평가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약간 뒤졌는데, 한 참모가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거라고 하더라.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인사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여성에게 경직됐던 공직사회 효과일 수 있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 답변에서도 “여성들에게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여성 장관이 적은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에 대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도 있었다. 박 의장은 “새 정부의 첫 총리인만큼 신중하게 했다. 이제는 여권이 화답할 때다. 여야 협치를 존중해 주시면 좋겠다. 제일 중요한 건 국민통합, 격차해소, 신성장동력이다. 정치를 하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과 함께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윤 대통령이 꼭 성공하시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것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과) 한 건물에 있으니 언제나 부를 수 있고, 비서관들이 집무실로 막 들어오기도 한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가까이 있으니 내부적으로 소통이 참 편하다. 국민들과 잘 소통하려면 내부 소통이 먼저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청사 6층 비서관실을 둘러본 국회의장단은 “마치 신문사 편집국 같다”며 놀라워 하기도 했다. 6층 비서관실 사이에는 칸막이도 없이 서류장으로 사무실을 구분했다.
윤 대통령은 매일 아침 출근길 출입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아침마다 기자들을 만난다. 조금이라도 늦게 오면 지각한다고 할까봐 늦게 올 수가 없다. 출근할 때마다 오늘은 기자들이 무슨 질문을 할까 생각한다. 어떤 날은 예상한 질문이 나오고, 어떤 날은 전혀 다른 질문이 나오기도 한다”고 했다. 박 의장이 “예상 밖의 질문이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그냥 지나간다”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