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세계 車 시장…고급 브랜드만 웃음

지난 1분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제조사 간 명암이 갈렸다. 반도체 공급난 등에 따라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럭셔리' 차종 수요가 늘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1~3월 미국, 독일, 일본 3개국 완성차 제조사 13개사의 실적을 종합한 결과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3사의 총 순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나머지 10개 기업의 순이익은 약 30% 내려앉았다.

닛케이에 따르면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토요타, 혼다, 닛산, 스즈키, 스바루, 마쓰다, 미쓰비시 등 13개 자동차 제조사의 1분기 순이익은 총 315억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3사의 순이익 합계는 13개사 전체 실적의 59%를 차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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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는 고급 브랜드 차종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BMW의 롤스로이스 판매량은 전년 1분기와 비교해 6% 감소한 59만대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재 및 물류비용 상승분을 반영한 판매 가격으로 이윤을 확대했다.

테슬라도 눈에 띄는 가격 인상에 나섰다. 지난 1분기 전기자동차 평균 판매 가격은 작년 1분기보다 12% 상승한 5만4000달러(약 6846만원)를 기록했다.

닛케이는 대중차를 주력으로 내세운 포드, GM 등이 판매가를 올리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상적 이동에 차량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가격 인상에 심리적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테슬라와 BMW 등 매출과 순이익률은 지난해보다 상승했지만 토요타와 GM은 떨어졌다. 닛케이는 앞으로 대중차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시장 상황에 따라 재고 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가격은 물론 브랜드 파워, 고정비 등에 따라 경영 전략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자동차 관련 주식을 꺼릴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