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팹리스 전문기업 발굴·육성을 위해 지난 2020년 출범한 시스템반도체설계지원센터가 2년만에 반도체 스타트업을 60% 성장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반도체 설계자산(IP), 설계자동화(EDA) 툴, 실험 장비 지원으로 반도체 스타트업을 안정적 성장 궤도에 올렸다는 평가다.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기 생태계 조성 필요성이 입증됐다.
시스템반도체설계지원센터가 2년간 반도체 분야 창업 초기기업을 발굴·육성한 결과, 지원 대상 16개 반도체 스타트업 매출이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센터 설립 당시 이들 기업 매출은 전체 123억원이었다. 작년 31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반도체 설계 등 팹리스 스타트업 매출이 단기간 급증한 것은 이례적이다.
스타트업 인력 양성에도 기여했다. 지원 대상 스타트업 지난해 임직원은 총 367명으로 전년(148명) 대비 67% 증가했다. 센터 지원 기간 동안 지원 대상 기업은 137명의 청년을 채용했다. 기업 일부는 지원 기간 중 다수 투자 유치도 성공했다.
이같은 성과는 반도체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덕분이다. 신생 팹리스 기업은 센터 입주 공간을 설계 오피스로 활용했다. 반도체 스타트업에 큰 부담으로 되는 EDA 툴 지원도 이뤄졌다. EDA 툴은 종류 당 라이선스 가격이 최대 수억원에 달한다. 센터는 시높시스·케이던스·지멘스EDA와 협력, 반도체 스타트업이 저렴한 가격으로 EDA 툴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기업 총 수혜 금액은 15억원으로 추산된다.
입주 기업은 반도체 설계 결과물을 센터 내에서 계측·측정할 수 있다. 센터에는 초기 설계기업 활용도가 높은 테스트 장비를 지원한다. 반도체 테스트보드 제작도 지원, 시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센터는 올해부터 사업 예산을 대폭 늘려 팹리스 기업 지원을 확대한다. 현 공간보다 5배 넓은 신규 센터를 확보, 보다 많은 입주 기업을 수용할 방침이다. 반도체 스타트업 사무공간뿐 아니라 설계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공간도 마련한다. 신규 센터 이전은 내년이 목표다.
반도체 설계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육 과정도 운영한다. 현장에 몸 담고 있는 설계 전문가가 직접 교육에 참여, 산업 맞춤형 인재를 키운다. 반도체 설계기업과 디자인하우스 인력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용재 시스템반도체설계지원센터장은 “시스템 반도체 강국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초기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며 “국내에서도 반도체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스템반도체설계지원센터=산업통상자원부가 주축으로 반도체 팹리스 창업부터 성장까지 전주기 지원을 위해 2020년 설립됐다. 시스템반도체 분야 창업·기술 컨설팅, 반도체 설계·개발 지원, 반도체 설계자산(IP) 관리·검증·확산, 시제품 제작과 양산 등 사업화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반도체 시제품 개발에 필요한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지원 사업도 전개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