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반도체설계학과가 생긴다. 현재 전자공학과나 시스템반도체학과에서 반도체 설계를 가르치긴 하지만 설계에 초점을 맞춘 학과는 없다. 학사급 인력을 내년부터 50명 이상 양성한다.
가천대는 최근 미래산업대학 반도체공학부 내에 반도체설계학과를 신설했다. 반도체설계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오는 9월 수시 모집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 지금까지 반도체설계 관련 교육은 전자전기공학과나 시스템반도체학과 관련 수업에서 일괄적으로 이뤄졌다.
장영진 가천대 반도체 디스플레이학과 교수는 2일 “국내 팹리스(반도체설계 전문) 기업 인력 수요에 대응해 학과를 신설했다”면서 “설계 관련 아날로그, 디지털 설계에 대한 다양한 교과를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에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많은 투자와 전문 인력 양성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팹리스 기업 육성과 인력 양성이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 대만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정부 주도로 수만명의 반도체 분야별 인력을 기르고 있다.
신설 학과는 인력 양성을 위해 반도체 분야 전문가를 교수로 뽑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 반도체 전문가가 교수진에 처음 합류했다. D램, 낸드 플래시 메모리 등 반도체 설계를 담당해 온 전문가가 교수로 초빙됐다.
학과는 국내 반도체 기업과 연계한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로 운영된다.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확정된다. 학업과 회사 일을 병행하며 4년 교육 과정을 3년 만에 완수한다. 정부와 기업에서 교육비를 지원, 학생의 등록금 부담이 적다. 국내 반도체 팹리스 기업 50개사가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성호 네메시스 대표는 “반도체설계학과 신설은 시스템반도체 설계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이라면서 “학사급 인력뿐만 아니라 석·박사급 전문 인력을 계속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