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부품 산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내연기관차 부품사는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형화가 필요하고, 미래차 기술 확보 차원에서 국내외 인수합병(M&A)과 투자도 늘려 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발간한 '전기자동차 확대에 따른 자동차 부품산업의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김호전 책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자동차 부품산업은 국내 고용 22만명, 수출액의 3~4%를 차지하는 주요 산업이나 미래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 “업체 간 M&A, 협력 등으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자동차 신품 부품 제조업(30300)' 기준 2019년 10명 이상 사업체는 4163개다. 총 출하액은 101조원으로 전체 제조업의 6.5%를 차지한다. 수익성은 급감하고 있다. 5년 동안의 평균 매출액은 큰 변화가 없음에도 영업이익률은 2016년 4.5%에서 2020년 2.3%까지 감소했다.
이는 자동차 부품 전동화 영향이 크다. 차 부품은 크게 차체, 동력발생장치, 동력전달장치, 조향장치, 현가장치, 제동장치, 전기장치 등으로 나뉜다. 전기차는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동력 발생 장치인 내연기관과 관련 부품인 흡기·배기장치, 연료펌프 등이 필요하지 않다. 보고서는 2030년 내연기관 관련 부품 기업수는 1970개로 2019년 2815개 대비 30% 줄어든다고 내다봤다. 엔진 부품 기업수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미래차 관련 투자 재원이나 인력이 부족한 소규모 업체는 M&A 등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30~2040년 내연기관차 판매가 중지된 이후에도 사후관리 등을 이유로 부품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원가우위 전략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기술제휴를 맺는 등 전동화 부품 경쟁력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M&A 외에 △매출 다변화 전략 추진 △전동화 부품 해외 수요처 확보 △미래차 인력 육성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대체기술 개발 및 원자재 수입처 다변화로 공급망 리스크 관리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