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000가구 넘는 영국 신축 주택에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구축한다. 국내 스마트홈 플랫폼이 B2B(기업거래) 모델로 해외 건설시장에 진출하는 첫 사례다.
삼성전자는 영국 부동산 개발업체 에토피아가 오는 2025년 준공하는 신규 주택 6000가구 가운데 5000가구 이상에 홈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공급한다. 건설사 대상 스마트홈 사업을 개시한 지 2년 만에 해외에서 성과를 거뒀다. 삼성은 2020년 에토피아와 일체형 냉난방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세탁기, 건조기, 오븐 등 약 400억원 규모의 가전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가전 공급뿐만 아니라 효율적 사용을 지원하는 스마트홈 플랫폼 구축을 제안, 최근 스마트싱스 공급계약까지 맺었다.
2015년에 설립된 에토피아는 친환경 소재·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스마트주택을 전문적으로 짓고 있다. 삼성전자와 협업은 고효율 가전 도입과 함께 IoT 기기 간 연동·제어를 넘어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까지 구축하는 '넷제로(탄소중립) 스마트홈' 구현을 위해 성사됐다.
에토피아는 6000가구 주택단지를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에너지 자립형 주택'으로 지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가전과 스마트싱스 외에도 태양광 패널,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입도 추진한다. 삼성 스마트싱스를 통한 태양광 에너지 사용량 실시간 모니터링, 사용 패턴 분석, 사용량 예측 등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구현한다. 태양광 분야에도 한국 기업의 솔루션이 검토되고 있다.
에토피아는 이 사업에 앞서 오는 8월부터 영국 윈버튼 지역에 짓는 신규 주택 30가구를 대상으로 개념 검증(PoC)에 들어간다. 스마트싱스 기반 IoT 가전 연동·제어 환경은 물론 태양광 에너지 저장·관리 시스템까지 검증한다. 연말까지 PoC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신규 준공단지에 구축한다.
국내 기업이 해외 신축 주택단지 입주민이 사용할 기본 스마트홈 앱 공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말부터 국내 아파트 분양시장 중심으로 가전과 스마트싱스를 패키지로 공급하는 B2B 사업을 전개했다. 올해까지 국내 신규 아파트 11만가구에 스마트싱스를 공급했다. 지난해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 아파트·주택 건설시장 공략을 시작, 연간 1000가구가 넘는 수주 성과를 거뒀다. 기존 가전 연동·제어 외에도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관심이 높은 에너지 효율에 초점을 맞춰 스마트싱스 기능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영국 사업 수주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 유럽을 포함해 북미에서도 건설사와 후속 수주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홈 시장은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가전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건설 등 B2B 시장 공략에 힘을 싣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친환경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건설사도 에너지 관리 솔루션에 관심이 많다”면서 “영국 사업을 친환경 스마트 아파트·주택 등을 고민하는 해외 건설사에 우수사례로 소개, 추가 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스마트싱스 기능 및 공급 실적>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