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전장사업(VS) 흑자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분기별로 수천억원에 달했던 적자 규모는 지난 1분기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한 62억원까지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부터 흑자전환해 올해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9조4587억원, 영업이익 9210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0%, 4.8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비용 증가,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자 구매 여력 감소로 가전과 영상 사업부 수익성 둔화가 우려되지만 체질 개선을 통한 전장사업 매출 증가와 영업이익 개선이 LG전자 2분기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전장사업이 2분기 영업이익을 올리면 2015년 4분기 이후 26분기 만에 흑자전환이다.
전장사업 분위기는 좋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부문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핵심 기술이자 차량과 인터넷을 연결해 '두뇌' 역할을 하는 텔레매틱스(TCU) 시장에서 지난해 35.2% 점유율로 세계 1위다. LG전자는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르노 등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한다.
수익성이 좋은 LG 마그나의 전기파워트레인(EPT) 매출 비중은 상승하고 있다. EPT는 제조원가에서 원재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으로 전장사업부 실적 턴어라운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LG전자는 자동차 전동화 트렌드에 맞춰 마그나와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지난 4월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에 LG 마그나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생산하는 ZKW도 안정적 성장세를 보인다. ZKW는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최근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의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레인지 로버'에도 스마트 조명을 공급했다.
증권가는 전장사업부 매출 비중은 IVI 70%, ZKW 20%, LG 마그나 10%로 추정했다. 수주잔고는 2021년 말 기준 약 60조원으로 IVI 60%, ZKW와 LG 마그나 각각 20% 수준으로 본다. 넉넉한 수주잔고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돼 자동차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LG전자 전장사업 실적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전장사업부는 올해 분기 매출 2조원 달성 및 흑자전환으로 사업 가치 재평가에 들어서는 초입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2018년 이후 수주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지난해 1조원대 적자 사업부에서 올해 영업이익 BEP 수준 달성으로 전사 마진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